영국, EU 탈퇴 미루기로...내주 3차 승인투표가 관건

2019-03-15 07:07
英, 최소 6월 30일까지 EU 탈퇴 미루기로
내주 브렉시트 합의문 3차 승인투표 실시
브렉시트 강경파 마음 돌아설지가 관건

[사진=AP·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가 적어도 6월 말까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은 EU 탈퇴를 연기할지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해 찬성 412표, 반대 202표로 가결했다. 

이날 통과된 안건은 메이 총리가 EU와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다음 주 3차 승인투표에 부치며 가결 시 EU 탈퇴 시점을 6월 30일까지 단기 연장하고, 부결 시 장기 연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영국은 오는 29일 탈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연기안 가결로 영국이 6월 30일 전에 EU를 탈퇴할 가능성은 거의 사라진 셈이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연기안이 통과됨에 따라 내주 EU에 탈퇴 연기를 요청할 예정이다. EU는 21일 정상회의에서 영국의 탈퇴 연기를 승인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EU 27개국 정상이 전원 찬성해야 하는데 영국의 요청이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으면 영국이 29일 EU와 합의없이 무질서하게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다음 주 이뤄질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을 통과될 수 있느냐다. 가디언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3차 승인투표가 오는 19일에 치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통과 여부는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의 마음에 달려 있다.

메이 총리는 지난 1월 하원의 1차 승인투표에서 브렉시트 합의문이 압도적으로 부결됐을 때 EU와 재협상을 통해 브렉시트 강경파들이 문제 삼았던 ‘안전장치’ 조항을 손보는 데 집중했다. 이후 지난 11일 EU와 안전장치 보완책을 내놓았는나 브렉시트 강경파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역부족이었다. 12일 치러진 2차 승인투표 역시 부결된 배경이었다.

하지만 3차 승인투표에서도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의 벽을 넘지 못하면 EU 탈퇴가 언제 이뤄질지 모른다. 올해 연말까지 연기하는 방안, 2020년까지 연기하는 방안까지 거론된다. 이렇게 브렉시트가 차일피일 미뤄지게 되면 EU와 단호한 이별을 원하는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의 입지가 좁아질 공산이 크다.

메이 총리는 이 점을 이용해 내주 3차 승인투표에서 브렉시트 강경론자들 설득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까지 두 차례 모두 커다란 표차로 부결됐기 때문에 통과를 장담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