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중 무역협정은 '내꺼'"...'반사이익' 기대 동맹국에 등 돌려
2019-03-11 15:17
트럼프, 대중 반무역 공세 佛마크롱 '공동전선' 구축 제안 일축..."마이 딜(my deal)"
동맹국과 미·중 무역협정 초안 내용 공유 안 해…트럼프 일방주의 지속성 의문도
동맹국과 미·중 무역협정 초안 내용 공유 안 해…트럼프 일방주의 지속성 의문도
세계 주요국들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반무역 공세를 바라보는 시선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우려는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서 비롯됐다. 세계 양강(G2)의 무역 전면전이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우리도 당할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무역 공세는 한국은 물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묶여 있던 캐나다와 멕시코, 유럽연합(EU), 일본 등 동맹국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중국과 경쟁해온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은 미국이 이참에 본때를 보여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뜯어고치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크다. 중국 정부가 자국 전략산업을 보호하고 키우느라 부당한 지원을 일삼고,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해 수출경쟁력을 높여 왔다는 건 비단 트럼프 행정부만의 불평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트럼프가 이 제안을 일축했다는 점이다. 유럽 관리를 비롯한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마크롱 대통령에게 EU가 미·중 무역협정에서 이익을 보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1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유럽 동맹국들과 거리를 두면서 협정 초안 세부내용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정을 '내 거래(my deal)'라고 말했다고 한다. 미·중 무역협정은 자신의 성과일 뿐, 동맹국과도 그 이익을 공유할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안 그래도 트럼프 행정부는 NAFTA 같은 다자 무역협정보다 양자 무역협정을 선호해왔다. 1대 1 협상에서 최대한의 압력을 통해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게 기본 전략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자들이 광범위한 다자 무역협정을 추구한 게 특히 중국에는 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라이트하이저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지난 20년간 줄곧 늘었음을 보여주는 차트를 근거로 내밀었다.
미국과 중국의 궁극적인 무역협정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WTO는 다른 모든 최혜국에도 똑같이 낮은 관세 혜택을 주지 않는 한 특정 국가를 상대로 특별 관세 인하 조치를 취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정에 서로에게 유리한 관세혜택이 포함되면 다른 나라에도 이를 적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 유럽 관리는 "(미국과 중국의) 합의 내용이 어떤지 알게 되면 WTO 규정을 매우 신중하게 들여다 볼 것"이라며 미국의 일방적인 대중 무역협정 추진 움직임을 견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