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北 국제금융망 접근 봉쇄법 재상정…'웜비어법' 이름 붙여
2019-03-06 10:09
"북에 대한 행동에 나서야"…2017년 통과실패법 다시 올려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가운데, 미국 국회가 대북 제재의 고삐를 죄고 나섰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의 크리스 밴 홀런 의원(민주)과 팻 투미 의원(공화)은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개인과 기업에 세컨더리 보이콧(3자 금융제재)을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5일(이하 현지시간) 상원에 상정했다고 VOA 등 외신이 전했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북한의 국제 금융망 접근이 철저하게 봉쇄된다. 이 법안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송환된 뒤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추모한다는 뜻에서 ‘오토 웜비어 대북 은행업무 제한 법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토 웜비어에 사건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지 않았으며, 김 위원장의 말을 믿는다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지 6일만에 상원의원 2명은 북한 금융제재법안을 재상정에 나섰다. 밴 홀런 의원은 성명을 통해 "북한이 핵 역량을 늘리려는 노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은 행동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재상정된 법안은 북한 정권과 거래하는 모든 해외 금융기관과 북한 정권을 조력하는 개인 등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의무적으로 부과하도록 했다. 또 북한의 철, 석탄 등 거래와 해상 운송, 인신매매에 조력하는 모든 개인과 기업에도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017년과 법안의 내용은 거의 비슷하지만, 개성공단 등 남북경제협력 사업 재개 반대 조항은 빠져있다.
한편 웜비어 부모는 5일 웜비어법을 상정한 상원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번 법안을 지지하며, 우리 아들을 기리는 법안을 만들어준 데 대해 감사하다"며 "이번 법안이 북한을 바꾸는 데 일조를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이 효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상원과 하원 본회의 표결 통과가 필요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