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매우나쁨" 공기청정기 300만 시대, 뭘 살까?

2019-03-04 15:21
공기청정기·마스크 등 미세먼지 관련 제품 판매↑
삼성·LG 프리미엄 제품으로 국내 시장 주도
대유위니아·위닉스·청호 등 중견업체 잇달아 신제품 출시
다이슨·일렉트로룩스 등 외국계도 한국 시장 눈독

수도권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세먼지 매우나쁨."

연일 최악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공기청정기와 마스크 등 미세먼지 관련 시장이 대폭 성장하고 있습니다.

4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어제까지 미세먼지 관련 상품 매출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공기청정기는 249%, 마스크는 345%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교 기간을 2년 전으로 하면 공기청정기 매출은 1400%가량 늘었고, 마스크는 660% 급증했습니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의 이 기간 미세먼지 관련 상품 판매량도 전년보다 최대 4배가량 증가했습니다.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199% 늘어난 것을 비롯해 황사용 마스크(178%)와 손 소독기(386%) 등 주요 상품 판매량이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홈쇼핑인 CJ오쇼핑도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공기청정기 주문금액이 전주 동기(지난달 13∼18일)보다 45%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 모델들이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삼성 큐브'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공기청정기 300만 시장···삼성·LG 주도

특히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이 연간 300만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이슈가 점점 심해지며 2016년 100만대 수준이었던 시장 규모가 3년 만에 3배로 커진 것입니다. 특히 지난해(250만대)에만 판매량이 전년 대비 80% 가까이 늘어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100만~200만원대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보급도 일반화하면서 금액 기준으로도 1조5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양대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공기청정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공기청정기 '삼성 큐브' 신형을 선보이며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했습니다. 삼성 큐브 신제품은 청정면적 67㎡로, 기존의 47㎡ 제품과 결합해 최대 114㎡의 용량으로도 사용 가능합니다. 

LG전자도 고급형 제품 '퓨리케어360'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은 '클린부스터' 기능으로 제품 상단 토출구에서 바람을 발생시켜 깨끗하게 정화된 공기를 멀리 떨어진 공간까지 빠른 속도로 내보내는 게 특징입니다. 

또 양사는 미세먼지와 공기 질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세워 다양한 제품 개발에도 몰두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종합기술원 내에 '미세먼지연구소'를, LG전자는 지난해 8월 서울 가산 연구개발(R&D) 캠퍼스에 '공기과학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테라오 겐 발뮤다 대표가 지난달 12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공기청정기 '발뮤다 더 퓨어'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중견·외국계도 시장 공략 박차

중견 가전업체의 신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유위니아는 4단계 에어 클린 시스템을 갖춘 '2019년형 위니아 공기청정기'를, 위닉스는 2019년형 공기청정기 신제품 4종을 각각 출시했습니다. 

청호나이스는 최근 '청호 울파 공기청정기 휘바람Ⅳ'와 '청호 공기청정기 A600'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외국계 업체들의 국내 시장 공략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일본 발뮤다, 스웨덴 일렉트로룩스 등은 신제품을 자국보다 한국에 먼저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일렉트로룩스는 5각 펜타 디자인을 적용한 공기청정기 '퓨어 A9'을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했습니다. 

발뮤다도 6년 만에 내놓는 공기청정기 신제품 '더 퓨어'를 국내 시장에 가장 먼저 선보였습니다. 테라오 겐 발뮤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미세먼지가 이슈인 한국에서 제품을 발표하면 우리 위상을 더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진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다이슨은 지난해 말 에어 멀티플라이어 기술과 350° 회전 기능을 탑재한 '퓨어 핫앤쿨 공기청정기'를 선보였습니다. 이 제품은 방안 구석구석을 청정해 초당 최대 290ℓ의 정화된 공기를 분사하는 게 특징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 시장은 통상적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90%를 점유하고 나머지 업체들이 10%를 두고 경쟁하는 구조였지만, 공기청정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새롭게 진출하는 해외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