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하노이 선언 무산에 관망심리 확산
2019-03-03 16:35
◆매도우위로 돌아선 외국인
주식시장을 떠받쳐온 외국인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아직 매도액이 많지는 않지만, 시장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3일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단기적인 코스피 예상범위는 2180~2260선이다. 즉, 좁은 구간에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는 2월 28일까지 한 주 동안 2232.56에서 2195.44로 1.66% 내렸다. 지수가 28일 하루에만 1.76% 빠졌다.
외국인은 연초부터 보면 4조2000억원 가까이 매수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비해 2월 들어서는 순매수액이 1400억원 남짓으로 줄었다. 더욱이 북·미 정상회담을 열었던 2월 28일까지 이틀 사이에는 3100억원 이상을 누적 순매도했다.
성과를 못 낸 회담뿐 아니라 관심을 두어야 할 문제가 많다. 전 세계 기관 투자자가 추종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는 중국 비중을 지금보다 4배(5%→20%)로 늘리기로 했다. 이러는 바람에 같은 신흥국지수에 속한 우리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갈 돈은 4조원 안팎으로 추산됐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랠리로 가격적인 부담이 커진 상황에 북·미 정상회담까지 결렬됐다"며 "이제 정치 이슈보다는 미·중 무역협상이나 MSCI 지수 조정 같은 경제 변수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남북경협주 투자는 신중해져야겠다. 한화투자증권이 집계하는 남북경협주지수(28개 종목)는 회담 마지막 날인 2월 28일 하루에만 4746.44에서 4110.90으로 13% 넘게 내렸다. 일신석재(-27.30%)와 아난티(-25.80%), 좋은사람들(-25.40%), 도화엔지니어링(-23.60%), 경농(-21.10%)을 비롯해 20% 넘게 내린 종목이 적지 않았다. 남북경협주지수는 올해 들어 2월 27일까지만 해도 33% 넘게 올랐었다.
◆미·중 무역분쟁 불씨도 여전
미·중 무역협상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1년 전보다는 많아졌다. 미국 다우와 S&P500, 나스닥도 3월 첫 거래일인 1일 제각기 0.43%와 0.69%, 0.83% 올랐다. 미·중 두 정상이 서명할 무역합의 최종안을 백악관에서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문제는 여전히 나오고 있는 잡음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중국을 강제하는 구체적인 장치가 없다면 무역협상은 무의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 신중론을 유지하는 이유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만날 때까지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전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았고, 전망 자체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강대강 국면을 되풀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무역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 경기마저 위협을 받고 있어 봉합 가능성은 커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