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금리' 1년새 줄줄이 하향곡선

2019-02-27 14:34
상가 권리금 전국 마이너스 '1년새 8.7% 급락'

일자리와 금리가 1년새 줄줄이 하향곡선을 그린 것으로 나타났다. 곧바로 채용할 수 있는 빈 일자리는 급격하게 줄었다. 미국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그라지면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도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가공식품 가격은 1년새 최대 10% 안팎 올랐다. [연합뉴스]

일자리와 금리가 1년새 줄줄이 하향곡선을 그린 것으로 나타났다. 곧바로 채용할 수 있는 빈 일자리는 급격하게 줄었다. 미국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그라지면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도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가공식품 가격은 1년새 최대 10% 안팎 올랐다.

◇구직자 찾는 남는 일자리, 1년새 3만4000여개 감소

곧바로 채용할 수 있는 빈 일자리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공개된 사업체노동력 조사 결과, 종사자 1인 이상인 전국 사업체 지난해 12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 빈 일자리 수는 17만6958개로 1년 전과 비교해 3만4558개 줄었다.

빈 일자리는 2011년 9월 6만850개 감소한 후 최근 6년 3개월 사이에는 지난해 12월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빈 일자리는 조사일 현재 구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 달 이내 일이 시작될 수 있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빈 일자리는 지난해부터 감소 추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빈 일자리 수는 지난해 1월 2만5591개 늘어난 것을 끝으로 같은 해 2월부터 12월까지 11개월 연속 줄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감소한 빈 일자리를 고용 형태로 구분해보면 상용일자리가 3만799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임시일용직을 채용하기 위한 빈 일자리도 3780개 감소했다.

실업자 수는 지난해 12월 94만4000명이었고 지난달에는 122만4000명이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1월 기준으로는 최근 19년 사이에 가장 많았다.

정부가 공공 일자리 사업을 하거나 공공기관 채용을 늘리는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자리 감소 규모가 워낙 커서 늘어나는 실업자를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으로 보인다.

◇1년새 0.8%포인트 떨어진 주담대 고정금리

미국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그라지면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1년 전보다 0.8%포인트(p) 떨어진 가운데 고객들이 고정형 대출로 몰리면서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는 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5년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1년 만에 0.62∼0.81%포인트하락했다.

가장 하락 폭이 큰 곳은 농협은행이었다. 이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2.89∼4.23%로, 딱 1년 전인 지난해 2월 26일 3.70∼5.04% 대비 0.81%포인트 낮아졌다.

농협은행이 지난달 28일 고정금리 상단이 4.15%까지 떨어진 뒤 가산금리를 9bp(1bp=0.01%포인트) 인상해 그나마 1년 전과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고정금리 상단이 가장 낮은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의 25일자 고정금리 범위는 3.05∼4.05%로, 4%대에 간신히 발을 걸친 상태다. 지난해 2월 26일(3.76∼4.76%) 대비 0.71%포인트 떨어졌다.

하단이 가장 낮은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2월 26일 3.54∼5.04%였던 고정금리가 2.83∼4.33%로 0.71%포인트 빠졌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고정금리는 3.81∼4.92%에서 3.09∼4.20%로 0.72%포인트 하락했고, 하나은행은 3.669∼4.869%에서 3.050∼4.250%로 0.619%포인트 내렸다.

이처럼 은행권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진 배경에는 시중금리 하락이 있다. 이들 고정금리는 모두 금융채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가공식품 1년새 최대 10% 올라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가공식품 가격이 1년 새 최대 10% 안팎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콜라와 설탕, 된장 등 가격이 1년 전보다 10% 가량 올랐다.

가격조사 품목 조정 등의 이유로 분석에서 제외한 4개를 뺀 26개 품목 가운데 18개(69.2%)의 가격이 1년 새 올랐고 6개(23.1%)는 내렸으며 2개(7.7%)는 같았다.

지난해 1월과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설탕으로 11.0%나 뛰었다. 이어 된장(9.8%), 콜라(9.7%), 어묵(8.5%)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생수(6.8%), 우유(6.7%), 즉석밥(5.6%)도 이 기간 5%가 넘는 오름폭을 보였다.

반면, 작년 1월과 비교했을 때 식용유(-6.1%), 오렌지 주스(-5.3%), 맛살·고추장(-4.9%) 등 6개 품목은 가격이 내렸다.

전달인 2018년 12월과 비교했을 때는 콜라(6.0%), 된장(4.7%) 등 14개 품목이 올랐고 오렌지 주스(-4.5%), 햄(-2.7%) 등 13개는 내렸다.

지난달 다소비 가공식품 30개 품목의 평균 구매비용은 12만2천686원으로 전월보다 0.2% 상승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두부·시리얼은 전통시장, 국수·식용유는 대형마트가 가장 저렴했으며, 콜라·생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어묵은 백화점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상가 권리금 전국 마이너스 '1년새 8.7% 급락'

자영업 경기 불황의 여파로 상가 권리금이 1년새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국 평균 상가 권리금은 지난 2017년 74만9000원/㎡에서 지난해 68만4000원/㎡으로 -8.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상가 권리금은 지난해 말 기준 99만원/㎡으로, 2017년(110만7000원/㎡) 대비 -10.6% 줄었다.

특히 제주(-17.1%), 천안(-15.9%), 창원(-12.9%), 울산(11.6%), 서울(-10.6%), 부산(-10.4%) 순으로 권리금 하락 폭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전국에서 상가 권리금이 상승한 곳은 24개 지역 중 원주가 유일했다. 18만7000원/㎡에서 19만4000원/㎡으로 3.7% 증가했다.

전문가는 "전국적인 경기 불황으로 자영업 매출이 줄고 공실 상가가 속출하면서 권리금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