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후원기부…국회의원부터 지방단체장, 기업대표까지 다양

2019-02-26 15:37
지방의원·기초단체장 후원 여전…처벌조항 없어 익명 기부자도 많아

[사진=아이클릭아트]


지난해에도 국회의원 간 후원금 ‘품앗이’가 계속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6일 공개한 ‘2018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후원금을 내는 경우가 곳곳에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철희 의원이 같은 당 기동민 의원에게, 박홍근 의원이 남인순 의원에게, 정청래 전 의원이 손혜원 무소속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기부했다.

자유한국당에서도 이군현 전 의원이 권성동 의원에게,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김용태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기부했다.

바른미래당은 오세정 현 서울대 총장이 신용현 의원에게 총 400만원을 두 차례에 걸쳐 기부했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이 김성수 민주당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하는 사례도 있었다.

지방의회 의원과 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장이 ‘보험용’으로 현역 국회의원을 후원하는 행태도 확인된다.

이영세 세종시 의원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게,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우상호 민주당 의원에게, 이익규 정읍시의원은 이수혁 민주당 의원에게, 김숙희 울릉군 군의원은 박명재 한국당 의원에게, 박창재 기초의원은 정유섭 한국당 의원에게, 이민근 시의원은 박순자 한국당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후원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후원금을 내는 것에 대해 일각에선 지방선거 공천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역 의원에게 ‘보험’을 들거나 ‘눈도장’을 찍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외 강석호 한국당 의원은 자신이 1994년부터 2007년까지 부회장을 지냈고 현재는 자신의 친형이 회장을 맡고 있는 삼일그룹 내 사장 2명과 상무, 자신의 동생 강제호 부회장에게 각 500만원씩 총 2000만원을 받았다.

SBS 미디어그룹 회장을 지낸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은 민주당 원혜영·우상호 의원에게, 승명호 한국일보 회장은 김영우 한국당 의원에게, 민병철 민병철교육그룹 회장은 임종성 민주당 의원에게, 박병엽 팬택씨앤아이 부회장과 정몽윤 현대해상보험 회장은 정진석 한국당 의원에게, 여운혁 프로듀서는 이철희 민주당 의원에게, 김광일 사모펀트 MBK파트너스 대표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에게 각각 500만원을 기부했다.

신원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익명성도 여전했다.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는 이름 등 인적사항을 기재해야 하지만, 공란으로 남겨진 경우가 적잖았다. 직업을 아예 적지 않은 경우가 72건이었고, 회사원 등 모호하게 밝힌 사례가 1000건을 넘었다. 기타라고 적은 사례도 상당했다.

이같은 관행은 기부자가 신원을 노출하기를 기피하고 인적사항을 정확히 기재하지 않아도 처벌할 법적 조항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