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철의 중기 현장]‘청년 없는 중소기업’은 중기중앙회장이 만들었다
2019-02-26 10:46
91.8%가 ‘그렇다’고 답했다.
23.4%는 ‘분위기가 좋을 것 같아서’, 17.9%는 ‘자신의 능력‧장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응답했다. ‘인간관계가 좋을 것 같아서’란 의견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싶은 이유의 절반이 ‘긍정적인 인식’이라는 얘기다. 설문조사의 주제는 ‘중소기업의 매력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조사’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인 지난해 12월. 중소기업중앙회도 비슷한 설문조사인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 인식조사’ 결과를 내놨다.
청년의 43.8%가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청년들의 절반 이상인 52.4%가 떠올린 중소기업 이미지는 ‘열악한 환경’과 ‘불안함, 어려움’이었다.
그래서인지 청년들의 48.3%는 급여와 복지수준을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돈이라도 많이 주면 일 할 의향이 있다는 의미다. 근무환경도 26.1%를 차지했다.
청년층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도록 유도하는 데 효과적인 개선과 지원사항(복수응답)은 근무‧작업환경 개선(56.2%)과 대기업 등과의 임금격차 해소(54.6%)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보고서를 두고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과 청년들 모두 대기업 등과의 임금격차를 체감하고 있다”고 분석한 뒤 “중소기업 청년 취업 활성화를 위해 임금격차 해소 정책이 절실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런데 중기중앙회의 주장은 대나무 숲에서 외친 고함이 됐다. 선거날인 28일 누군가 ‘회장님’이 될 5명은 모두 이를 공감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대기업에 월급을 깎으라고 말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중소기업이 복지수준을 높이고, 월급을 많이 주면 된다.
적어도 20일 열린 공개토론회에선 청년들에게 월급을 많이 주겠다는 후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모두 최저임금을 비판했고,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표를 가진 이들이 청년들에게 월급을 주는 ‘사장님‧대표님‧회장님’이라서다.
그렇다고 청년들에게 ‘중소기업은 월급을 많이 주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하긴 머쓱했나 보다. 이를 해결할 대안은 방금 전까지 목소리를 높였던 정부다. ‘청년의 중소기업 취업 활성화 대책’이란 그럴 듯한 이름만 붙이면 세금을 끌어다 월급을 높여줄 수 있다.
이렇게 모순되게 말하고 현실을 회피하는 후보들은 과연 청년들이 넘쳐 활력이 가득찬 중소기업을 꿈꾸고 있을까. 돈봉투를 건네고 상대후보를 비방하면서 혼탁해진 선거 유세 과정을 보면 그렇지 않아 보인다. 청년이 없는 중소기업은 중기중앙회장도 한몫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