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교의 페널티] LG의 겨울이 겁난다…카지노‧음주운전에 또 ‘드러난 민낯’
2019-02-26 00:01
‘겨울이 오긴 왔구나. LG 트윈스가 뜨겁네.’
프로야구 팬들의 비아냥거림이 낯설지 않다. LG 트윈스가 시즌 개막 전부터 비틀대기 시작했다. 안타깝지만, 겨울이 더 뜨거운 LG의 민낯이 또 드러났다. 이 정도면 겨울이 무서울 정도다.
LG의 비시즌을 지켜보기 위태롭다. 이달에만 두 차례 사고를 쳤다. 지난 11일 1차 전지훈련이 진행 중인 호주 시드니에서 선수 4명이 현지 카지노를 들락거리는 장면이 사진에 찍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는 바람에 거센 비판에 시달렸다.
LG는 카지노 후폭풍이 잠잠해지기도 전에 또 대형 사고를 저질렀다. 이번엔 음주운전 사건이다. 유망주인 LG 내야수 윤대영이 24일 오전 8시 10분께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 도로에서 술에 취해 자신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운전하다가 차를 도로에 세운 채 안에서 잠들었다.
순찰 중이던 경찰에 적발된 윤대영은 잠에서 깨 브레이크에 올려 뒀던 발을 떼 앞에 서 있던 순찰차의 후미를 실수로 접촉하는 사고까지 냈다.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06%로 측정됐다.
LG 구단도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날 불구속 입건된 윤대영을 임의탈퇴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방출에 해당하는 중징계다. 이와 함께 LG 구단은 “음주운전은 어떤 이유로도 용인할 수 없다”며 “스포츠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다. 이에 대해 구단은 일벌백계의 강력한 징계를 내리고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교육 등 최선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문제는 LG 선수들의 심각한 도덕 불감증이다. 프로야구에서 도박과 음주운전으로 선수 생명이 끝난 사례가 매해 불거지고 있는 데도 정작 현장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특히 LG에서만 2주 사이에 사건사고를 일으키며 사회적 지탄을 받게 된 것은 애석하다. 특정 선수들의 개인 돌발행동이지만, LG 구단의 선수관리 시스템의 문제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LG는 지난해 정규리그 68승 1무 75패로 승률 5할(0.476)도 넘기지 못하고 8위에 머물러 낙제점의 성적표를 받았다. 늘 그랬듯, 올해도 지난해를 잊고, 가을야구를 꿈꾸고, 우승을 부르짖으며 스프링캠프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최악의 분위기로 오프시즌을 보내게 된 LG의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25년 만에 정상 탈환의 꿈은 아득하기 만하다. 기대를 일찌감치 접고 ‘유광점퍼’를 집에 고이 모셔둔 LG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