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김정은, 도이머이의 심장 찾을 듯
2019-02-19 15:36
박닌성·하이퐁 등 후보지로 올라…베트남 경제모델, '일당독재' 북한에 적합
◆베트남 경제발전의 성공 사례들 찾을 듯
북한이 베트남식 경제모델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베트남 산업 기지 방문 여부는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번에 김창선 부장이 찾은 박닌성은 김 위원장이 방문할 것으로 보이는 유력한 지역 중 하나다. 베트남 경제발전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무려 16개 산업단지가 있는 이 지역은 한국 투자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은 베트남 전체 투자 중 약 15%를 박닌성에 배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옌퐁공단에 휴대폰 1공장을 설립했다. 이밖에도 캐논, 폭스콘, 펩시 등 글로벌 기업의 공장이 들어서 있다. 친기업적 정책, 유연한 노동시장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육로와 인근 항구를 통한 다양한 물류 수출입 경로 확보가 용이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박닌성은 지난 2017년 베트남에서 수출액 규모가 가장 큰 지역 2위에 올랐다. 지난해 3월 1급 도시로 승격한 데 이어 2020년에는 ‘특별시’로 지정될 예정이다.
베트남의 항구도시이자 공업도시인 하이퐁도 유력한 방문지로 꼽힌다. 산업단지에는 베트남 최대 기업인 빈 그룹 공장과, LG전자 법인이 위치해 있다.
김 위원장은 관광특구 건설에도 관심이 많은 만큼 베트남의 대표적 관광지인 할롱베이를 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언급한 베트남식 경제발전
북한이 미국과 협상에 나선 이후 베트남식 경제개발은 꾸준히 거론돼 왔던 주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해 7월 북한에 베트남식 경제 번영의 길을 갈 것을 공개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도 베트남의 경제 기적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 비핵화 결단과 변화 노선을 촉구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피치솔루션스 역시 지난달 23일 '북한이 베트남식 개혁을 선호하지만 리스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식 경제모델이 북한에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베트남식 경제 모델을 따라할 경우 상당한 이익을 볼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의 경우 일당독재를 유지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 적국이었던 미국과도 상당히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으며, 중국 등 주변 열강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북한이 선호할 만한 점으로 꼽힌다.
피치는 베트남과 비슷한 길을 갈 경우 이웃 국가인 중국과 한국으로부터 상당한 지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경제발전 경로의 가장 큰 위험요소 중 하나다. 핵 프로그램은 미국뿐만 아니라 주변 열강들과의 관계도 복잡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내 열강이 이 문제 해결에 있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면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물론 베트남식 모델을 따라가는 데도 장애물은 많다. 북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국제사회와의 긴장, 북한 사회의 사상적 경직성, 전무한 자본주의 경험 등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지난 12~14일 북한을 찾은 팜빈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이 13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의 향후 협력 강화를 적극 강조했다. 민 장관은 "북한의 요청이 있다면 베트남은 국가건설과 사회주의 경제발전, 국제협력의 경험을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베트남 뉴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