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등 날리다 쪽박(?)’ 즐거운 정월대보름 주의사항

2019-02-18 17:33
풍등으로 산불나면 징역 3년·벌금 3000만원…바람 불거나 공항·산 부근에선 주의해야

[사진=연합뉴스]


오는 19일은 음력 정월보름날(1월 15일)인 정월대보름이다. 정월대보름은 비록 현 시대에서 설날에 가려져 공휴일이 아니지만, 과거 세시풍속에서 설날만큼이나 중요한 명절로 여겨져 왔다.

본래 설날부터 대보름까지 15일간 축제일이었으며, 사람들은 이 기간 동안 한해의 건강과 소원을 빌면서 절식으로 약밥·오곡밥, 묵은 나물 등을 먹었다. 풍작을 위한 온갖 기풍·기복행사와 제사의식, 놀이 등도 즐겼다.

모두 다는 아니지만 과거 풍습은 현재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 특히 부럼(견과류)깨기와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풍등 날리기 등은 전국 곳곳에서 행사가 열릴 만큼 매해 사람들이 즐겨하는 풍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듯 정월대보름은 새해를 시작하면서 온갖 액운을 떨쳐내고 보름달을 보며 이루고픈 소망을 비는 즐거운 날이지만, 오롯이 즐거운 명절로 남기고 한 해를 시작하기 위해선 주의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쥐불놀이나 풍등 날리기 등 일부 기복행사와 제사의식이 자칫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방청 등 관련 당국에서는 매해마다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화재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풍등은 바람의 세기나 방향에 따라 고체 연료가 전부 연소하지 않은 채로 주택가나 산에 떨어지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2008년 울산, 2013년 충남 논산, 2015년 강원도 고성과 동해에 이어 2016년 경남 창원에서 행사 도중 풍등이 인근 마을에 떨어져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풍등으로 인한 화재는 2014년 10건, 2015년 4건, 2016년 4건, 2017년 10건, 2018년 5건 등 최근 5년간 33건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117억원 재산피해를 일으킨 고양 저유소 화재는 풍등에서 비롯된 대표적 사례다.

때문에 지표면 풍속이 초속 2m 이상일 때나 공항 주변 5㎞ 이내에서 풍등을 띄우는 것은 불법이다. 고체 연료 지속 시간도 10분 이내로 제한된다.

바람의 영향이 적고 주변에 위험시설이 없는 지역에서 풍등을 띄워야 하고, 예상 낙하지점에는 수거 팀도 배치하도록 권고된다.

바닷가라고 해서 방심해선 안 된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강릉·고성·동해·양양·삼척·속초 등 6개 시·군에는 해변이 있지만 산들도 인접해있어 산불 발생 위험에 항상 노출돼있다.

특히 건조한 날씨가 특징인 겨울철에는 조그만 불씨로도 산불이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소방청은 보름 당일 기상 여건을 살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풍등 날리기 금지 등을 조치하게 된다. 전국 소방서에서는 이 시기를 전후로 특별경계근무 체계를 갖춘다.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처벌 규정도 마련돼 있다. 과거엔 화재 예방 상 위험 행위로 불장난, 모닥불, 흡연 등만 규정돼있어 풍등으로 인한 화재를 처벌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2017년 7월 풍등을 비롯해 소형 열기구를 날리는 행위에 대해 금지토록 하는 소방법 개정안이 발의되고, 그 해 말 통과하면서 처벌 규정이 본격적으로 마련됐다.

이에 따라 법적으로 금지조항 등을 어길 경우 소방기본법에 근거해 2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만약 산불로 이어지면 고의 여부와 무관하게 산림보호법에 따라 최고 징역 3년 또는 3000만원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미 영국, 미국, 태국 등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풍등 날리기를 금지하고 있다.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도 풍등축제 안전기준을 마련 중이다. 여전히 전문가 사이에서는 풍등을 날리는 행위에 대해 더 엄격하게 규제하는 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