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아파트 너마저…3년1개월만에 하락세 전환

2019-02-10 14:20

잠실 리센츠 아파트 전경. [사진= 아주경제DB]


서울 소형 아파트 매매중위가격이 3년 1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9·13대책 등 잇따른 규제와 공시가격 급등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임대용으로 인기를 끌어온 소형아파트마저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KB국민은행 리브온의 월간KB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서울 소형 아파트(전용 40㎡ 이하) 매매중위가격은 3억2281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4억1029만원보다 8747만원(21.3%) 하락했다. 중위가격은 중앙가격이라고도 하며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 

강북보다 강남의 하락폭이 더 컸다. 1월 강남의 소형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 12월 5억원대에서 3억원대로 주저앉았다. 12월 5억2323만원에서 올 1월에는 3억8174만원으로 무려 1억4149만원(27%) 떨어졌다.

서울 소형 아파트 매매평균가격도 14개월 만에 하락했다. 1월 서울 소형 아파트 매매평균가격은 3억5040만원으로 지난해 12월 3억7738만원에서 7%가량인 2698만원이 떨어졌다.

실제 임대용 주택으로 인기를 끌던 초소형 주택인 잠실 리센츠 26.8㎡는 작년 1월 7억80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2월 현재 7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소형아파트 중위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9·13 대책과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서울 아파트값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거래 없이 호가만 형성돼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리센츠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호가 변동은 크지 않고 실수요자들도 대폭 할인된 매물이 아니면 반응이 없어 전반적으로 조용하다"고 시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강도 규제 정책이 다주택자를 옥죄고 있어 올해까지 임대등록이나 매도 없이 버틸 여력이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소형아파트는 주로 임대목적으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실익이 적을 경우 급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로 소형 아파트나 원룸 등을 여러 채 갖고 임대 수익을 얻던 다주택자들이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매물을 위주로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양지영R&C연구소 양지영 소장도 "소형 아파트는 임대사업용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9·13대책을 통해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로 인해 당분간 소형 아파트 가격 하락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