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아세안 가라’ 논란 김현철 사의 수용

2019-01-29 19:07
文 “김현철, 발언 취지 신남방정책 중요성 강조…안타까워”

청와대는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철 경제보좌관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신남방정책특위 위원장인 김 보좌관은 전날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서 "은퇴하시고 산에만 가시는데 이런 데(아세안) 많이 가셔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사진은 전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 조찬 간담회에서 강연하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으로 가라’고 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신남방정책특위 위원장)의 사의를 받아들였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에 따르면 김 보좌관은 이날 오전 출근 직후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고, 문 대통령은 오후 사의를 받아들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김 보좌관을 만나 “김 보좌관이 우리 정부 초기 경제정책의 큰 틀을 잡는 데 크게 기여했고 경제보좌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며 “얘기치 않은 일이 발생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 보좌관 발언의 취지는 맡고 있는 신남방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나온 말”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 보좌관은 청와대 경제보좌관뿐만 아니라 겸직하고 있는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났다.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사의를 수용한 것은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김 보좌관은 앞서 전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열린 조찬 간담회에서 청년층을 향해 “여기(한국) 앉아서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하지 마라. 신남방 국가로 가면 해피조선이다”고 말했다.

또 “국문과를 나와서 취직이 안 된다고 여기 앉아서 헬조선이라고 하지 마라”며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는 한글 시험이 열리는 날에는 시험장이 터져나갈 정도로 한글을 배우려고 난리다. 그런 학생들을 몽땅 한글 선생님으로 보내고 싶다. 거기서는 우리나라가 해피조선이다”고 밝혔다.

김 보좌관은 또 중·장년층을 겨냥해 “지금 50~60대는 한국에서 할 일 없다고 산에 가거나 SNS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 인도로 가야 된다”고도 했다.

야권에선 이 발언을 두고 강한 질타가 이어졌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김 보좌관이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안겼다”며 “정중히 사과하고 그 자리에서 물러남이 마땅하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김 보좌관이 청년과 장년을 싸잡아 불평불만 세력으로 만들었다”며 “어디에서 이런 오만함을 배웠나. 청와대에는 ‘오만 DNA’가 널리 퍼져 있는 것 같다. 이런 마음자세로 만든 정책을 국민들이 어떻게 믿고 따를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