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10시24분 영장심사 출석…이번에도 ‘묵묵부답’

2019-01-23 11:28
심경질문에 잠시 멈췄다 침묵 속 법정행
명재권 부장판사 심리로 심사 진행 중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정점에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70·사법연수원 2기)이 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24분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직접 출석했다.

2017년 9월 대법원장 임기를 마치고 사법부를 떠난 지 1년 4개월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법정에 선 것이다. 전직 사법부 수장이 구속 심사 때문에 법원에 나온 것은 사법부 71년 역사상 처음이다.

양 전 대법원장에게 취재진이 전직 대법원장 최초로 구속 심사를 받게 된 심경과 심사에서 어떤 부분을 다툴 것인지 묻자 잠시 멈춰 섰지만 어떤 답도 하지 않고 변호인들과 함께 법정으로 향했다. 

앞서 지난 11일 검찰에 처음 소환됐을 때도 대법원 정문 앞에서 입장을 밝힌 뒤 검찰 포토라인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 전 대법원장 영장심사는 예정대로 오전 10시 30분부터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52·27기) 심리로 321호 법정에서 진행 중이다. 명 부장판사는 검사 출신으로 사법농단 관련 수사가 늘어난 지난해 9월 영장전담 재판부에 합류했다.

지난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에게 적용한 범죄 혐의 40여개에 이른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민사소송 ‘재판거래’와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확인 소송 등에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 내부정보 유출과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하고, 공보관실 운영비로 비자금 3억5000만원을 조성한 의혹 등도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이 260쪽에 달할 정도로 방대해 구속 여부 결정은 이날 자정을 넘겨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