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 "'드론배송·AI우표'...우체국이 4차산업혁명 선도"

2019-01-22 14:44
- 취임 1년만에 스마트 우체국 기틀 마련...택배·금융·쇼핑에서 돌파구 모색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이 22일 서울 광화문 우체국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우체국의 디지털 혁신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사람들은 이미 손편지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갔다. 알리바바, 아마존은 한참 앞서 지능화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우리(우체국)도 포기하지 않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존재 이유를 보여주겠다."

강성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장은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기술혁신을 통해 '우체국 위기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강성주 본부장은 2017년 11월 우정사업본부에 취임한 직후 '집배원 1000명 증원', '드론배송', '빅데이터 센터' 등 다양한 우체국 혁신안을 내놓으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임기 2년짜리 우정사업본부장으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행보다.

우정사업본부는 강성주 본부장 취임 이후 △전기차·드론·AI 활용 △핀테크·포스트페이 도입 △지능정보기술 벤처투자 △기술투자혁신담당관 신설 등 공기업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강 본부장은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아 우체국의 4차산업혁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강 본부장은 "기술 변화가 결국 소득과 노동 환경을 바꿀 수 있다"며 우체국 집배원 처우 개선을 위해서라도 4차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가 추진하는 우체국 쇄신안은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전망이다.

◆취임 1년 만에 스마트 우체국 기틀 마련
올해 우정사업본부는 빅데이터센터를 적극 활용해 배송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설·추석 명절에 급증하는 물량을 예측해 소비자 맞춤형 배송전략을 구상한다는 방침이다. 올 하반기에는 전남고흥, 세종, 강원영월 기존 3개 외 지역으로 드론배송 시범 서비스를 확대 운영한다.

집배원 중심의 물류혁신 투자도 확대된다.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 1만대를 보급하며, 우편물 배송 부담을 줄이기 위한 IoT(사물인터넷)기반의 스마트 우편함도 2020년까지 30만개가 설치된다. 100% 수작업 분류하던 우편물도 2020년까지 자동구분기 설치를 통해 자동화로 전환할 방침이다.

강 본부장은 "독일 DHL(민영화된 우체국)의 경우 우편물 분류 중간과정을 모두 자동화기계가 처리한다. 국내 우체국은 모두 수동으로 하고 광화문 지역처럼 대규모 물량이 있는 곳은 10명이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기술변화나 사회변화 추이에 우리가 뒤떨어졌다는 것을 각성했다. 4차산업혁명 드라이브를 위해 드론, AI, 블록체인, 빅데이터, 포스트페이를 도입했다"고 디지털 혁신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이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서민적인 이미지가 강한 김홍도 화풍을 활용해 지난해 전국민을 대상으로 AI우표 공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AI우표를 발행하는데, 인공지능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우체국이 발행하는 국내 첫 인공지능 우표는 23일부터 한정판매에 돌입한다.

◆우체국, 택배·금융·쇼핑에서 생존모색
우체국은 택배의 '생필품화'를 주목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7%에 그쳤지만 지난해 배송물량은 약 10% 늘었다. 국민경제와 밀접한 택배는 경기 변동에 따라 물량에 변화가 있었다. 최근들어 경기침체와 관계없이 물량이 증가하면서, 택배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추진하는 물류혁신 방안도 이 같은 택배의 성장과 맞닿아 있다. 강 본부장은 "소포가 과거에는 사치품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1인가구 증가로 전자상거래나 스마트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물류가 늘어나는 영향이 크다"며 "지난 추석에는 물량이 9.6%나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사업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보고 있다. 우체국은 지난해부터 간편결제 시스템 포스트페이를 운영 중이다. 올해는 보안기술인 블록체인을 활용한 송금서비스, 자산관리서비스 등을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스마트금융 신사업에 대해 그는 "혁신적인 기술이 나오면 정부기관이 정책적 테스트베드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작년에는 적자가 컸다. 국가가 우리에게 부여한 기본적인 책무가 있기 때문에 방법이나 전략에 있어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한다"고 신사업 진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독일, 일본, 영국 등 민영우체국을 운영하는 주요 선진국 사례를 들며 디지털 시대로 전환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공사나 민영화된 호주, 영국 우체국들이 개인정보 인증이나 물류 등 전자상거래 방식으로 생존하고 있다"며 "우체국쇼핑이 지금은 실적이 안 좋지만 성장하고 있다. 지마켓, 옥션 등 많은데 제휴 많이 맺고 있다"고 전자상거래 투자 활성화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우체국 위기론...기술변화에 적응해야 생존
우체국은 전체 우편 가운데 순수편지 서신이 5%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체국이 우편 중개자라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더이상 생존이 어렵다는 얘기다. 

강 본부장은 "우체국은 135년의 전통을 가진 조직이다. 카카오톡이 손편지를 대체하면서 우체국의 과거 비즈니스 모델은 사라지고 있다"며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령화 문제를 언급하며 "4000원만 내면 일주일에 한 번 집배원이 시골 어르신 사진을 찍어 가족에게 보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집배원 인프라)망을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시장과 경쟁하지 않는 선에서 사회 문제를 풀 수 있는 사업 영역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본부장은 "어려움도 많지만 인력을 증원하고, 4차산업 적용을 통해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우체국의 생존해법을 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끝으로 그는 취임 후 1년을 돌아보며 "정신없이 한 해가 갔다. 지난해 숫자상으로 나온 집배원 노동현장 과로가 줄어들었다. 평균 100시간이 넘던 근로시간을 평균 50시간대로 줄였다"며 "같이 현장에서 뛰면서 어려움을 줄이고 있다. 이제는 현장에 가면 반겨준다. 이런 부분이 성과라면 성과"라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