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마스터플랜이 도대체 뭘까
2019-01-21 16:00
몇 달 전부터 서울시의 '용산·여의도 마스터플랜'에 대한 기사를 썼지만, 마스터플랜은 파고들면 들수록 실체가 잡히지 않는다. '마스터플랜'이란 단어는 지난해 7월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여의도 통개발 구상이 나오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이들 지역의 난개발을 막고 스카이라인을 관리한다는 취지에서 통개발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통개발 대상지 등이 구체적으로 정의되기도 전에 계획이 무기한 중단됐다. 박 시장의 발언이 치솟는 서울 집값의 도화선이 됐다는 비난이 뒤따르면서다.
마스터플랜 수립이 중단되면서 여의도 일대 재건축 단지들은 정비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마스터플랜이 재개되기 전까진 개별 사업장의 정비계획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시의 입장은 강경하다.
그런데 용산은 어떨까? 시는 용산의 경우 마스터플랜이 수립되지 않았지만 지구단위계획이 마련돼 있기 때문에 개별 정비사업에 제동을 걸 이유가 없다고 한다. 실제로 용산구청 관계자는 "마스터플랜에 발목 잡혀 정비사업 진행이 안 되고 있다는 민원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정비사업은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진행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용산의 경우로 미뤄보면, 지구단위계획은 마스터플랜을 법정화한 구체적인 계획으로서 사실상 마스터플랜과 같은 의미로 여겨질 수 있다.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여의도 마스터플랜의 윤곽이 3월이면 나온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그런데 서울시는 곧장 해명을 내놨다. '여의도 통개발은 존재하지 않으며, 여의도 마스터플랜은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보류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국토계획법에 따른 법정계획인 여의도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수립은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정부와의 공감대 하에 진행할 예정이다'라는 두 문장으로 지구단위계획과 마스터플랜의 관계를 부정했다.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보류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개별 정비사업 추진의 근거가 되는 지구단위계획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는 앞뒤가 맞지 않는 느낌이다. 마스터플랜이 보류됐는데 하위계획인 지구단위계획이 어떻게 먼저 나올 수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