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탈당' 손혜원 "배신의 아이콘 박지원, 檢조사 함께 받고 싶다"

2019-01-20 11:56
손혜원, 결백 호소하며 "당적 내려놓는다"
박지원에 '배신의 아이콘·노회한 정치인' 지적

손혜원, 박지원에 "검찰 조사 같이 받고 싶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결백을 호소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가운데, 목포를 지역구로 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저격했다. 

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요즘 그분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박 의원과 목포 바닷가 최고 자리에 고층 아파트 건설계획을 가졌던 관련자들과 할 수만 있다면 함께 검찰 조사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손 의원은 '목포 출마설'을 일축하면서 또 한번 박 의원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손 의원은 "제가 목포에 출마할 일은 없다"면서 다만 "국민들이 더 이상 보고 싶어하지 않는 배신의 아이콘이자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는 방법이 있다면,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역사에 기반한 도시재생에 뜻을 갖고 있는 후보가 있다면 그분의 유세차를 함께 타겠다"고 밝혔다.

그는 "박 의원을 상대할 정치인이 눈에 띈다면 제가 그분을 돕겠다"면서 "그래서 목포를 좀 더 바르고 아릅답고, 제대로 도시재생이 되는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박 의원을 낙선시키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박 의원은 투기 의혹이 불거진 초기에는 손 의원을 옹호하는 발언을 페이스북에 올렸으며, 라디오에도 출연해 "손 의원이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나 손 의원과 주변 사람들의 소유 부동산이 갈수록 늘어나자, 그는 말을 바꿨다. 박 의원은 "모두가 속았다. 300여명에게 부동산 구입을 권했다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복덕방을 개업했어야 옳다"고 비판하기 시작했다. 특히 19일에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저수지 물을 다 흐린다"며 "어떤 경우에도 목포 구도심 재생사업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된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저는 곰입니다. 재주는 분명 박지원이 부렸다"고 했다.

그러자 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흥건설·SBS도 같이 검찰 수사 받자'라는 제목의 기사 링크를 올리면서 "검찰 조사 가는데 박지원 의원을 빠뜨렸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목포시장이 세 번 바뀔 동안 계속 목포지역 국회의원을 했다. 그 기간 중에 서산·온금지구 고도제한이 풀렸다. 시간이 지나며 가라앉는 듯 사라지는 듯하다가도 서산·온금지구 고층아파트는 계속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재개발과 박 의원을 연관시키는 듯한 주장을 제기했다.

이어 손 의원은 "SBS, 중흥건설, 조합 관련자들 그리고 박지원 의원님 검찰 조사 꼭 같이 받자. 궁금한 게 많다"며 "저 같은 듣보잡 초선 의원 하나만 밟으면 그곳에 아파트 무난히 지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셨나"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손 의원께서 목포 서산·온금지역 재개발사업과 조선내화 등의 근대산업 문화재 지정에 대해 박지원이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오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2017년부터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고 반박했다. 당시 게재됐던 신문기사도 함께 올렸다.

아울러 박 의원은 "어제(19일)도 재개발조합 회장 등 20명 조합원들이 제 지역사무실을 방문해 조선내화 주차장 매입 알선을 요구했으나 사유재산에 개입할 수 없다고 했다"며 "중흥건설, SBS도 관계가 없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앞서 손 의원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당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검찰 조사를 통해 그런 사실(목포 부동산 투기)이 밝혀진다면 그 자리에서 저는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면서 배수진을 쳤다.

아울러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보도를 최초로 한 SBS에 대해 "SBS가 저 한 사람을 죽이려 하는데, 그 이유를 도대체 알 수 없다"며 "그래서 SBS를 고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그리고 제가 걸 수 있는 이유를 다 걸겠다"며 "국회의원 직위를 모두 걸고 개인 명예를 위해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의원은 "우리나라 지방곳곳 풍광 좋은 강과 바닷가 주변에는 고층아파트가 획일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때 좋은 경관이 있는데 좋은 역사가 살아있는 곳을 제가 발견한 곳이 목포"라고 해명했다.

그는 "2017년 3월 문재인 대통령 선거를 돕기위해 호남 예술인을 만나는 정책 간담회 계기로 목포에 챠음 내려갔다"며 "간담회 건물 근처에서 저는 가슴이 뛰었다. 이렇게 보존이 잘 된 건물이 바닷가 붙은채로 남아있다는 게 너무 놀랍고 설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도 콘텐츠가 남아 있다면 스스로 돕게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때부터 제가 시작했다. 지방문화 정체성과 역사를 기반으로 도시를 재생 하는 게 국회의원이 된 제 소임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손 의원은 그동안 투기 의혹을 부인하며 당 지도부에 '탈당도 불사하고 의혹을 밝히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회의를 열어 '투기가 아니다'라는 손 의원의 해명을 받아들여 손 의원에 대한 조치를 보류했다.

손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친인척·측근들을 통한 전남 목포의 부동산 매입이 투기가 아닌 도시재생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