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경영진 심층 분석] '삼성맨' 선호하는 메리츠금융그룹

2019-01-17 00:00
전무 이상 33.3%가 삼성 출신···대들보 김용범·최희문 부회장도 삼성 거쳐

메리츠금융그룹의 주요 CEO. (왼쪽부터)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최희문 메리츠종금 부회장, 권태길 메리츠캐피탈 사장.[사진=메리츠금융그룹 및 각 계열사]


메리츠금융지주는 2011년 설립돼 이제 9년의 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이 부친 작고 이후 금융 계열사를 분리·독립한 2005년부터 계산하더라도 아직 14년에 불과하다. 원숙하기보다는 아직 성장하는 금융그룹에 가깝다.

그룹의 역사가 길지 않고 수장인 조 회장이 과감하게 인재를 등용하는 경향 때문일까. 메리츠금융그룹의 임원 상당수는 그룹 계열사나 그 전신에서 성장하기보다는 외부에서 영입된 인물이 많다. 특히 메리츠금융그룹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손해보험·금융투자 부문에서 최고라는 삼성금융그룹 출신이 상당수였다.

본지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메리츠금융지주와 계열사인 메리츠화재·메리츠종금·메리츠캐피탈의 임원 55명의 프로필을 분석했다. 그 결과 경력이 가장 눈에 띄었다.

전체 임원 55명 중 15명(27.27%)만이 메리츠 계열사 및 그 전신에서 일한 '메리츠맨'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40명(72.73%)이 외부 출신인 셈이다. 외부 출신 중 가장 많았던 것이 삼성금융그룹 출신(14명, 25.45%)으로 집계됐다.

고위 임원으로 제한하면 비율은 더 늘어난다. 메리츠금융그룹 주요 계열사 중 전무급 이상 임원 36명 중 삼성금융그룹 출신은 12명으로 33.33% 수준이다. 당장 그룹의 대들보 역할을 맡고 있는 김용범·최희문 부회장 둘 다 삼성증권을 거쳐 갔던 점도 눈에 띈다.

그룹 임원 중 유독 삼성금융그룹 출신이 많은 것은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나 금융투자업계 대형사인 삼성증권의 강점을 흡수하기 위해 진행된 인사의 결과물로 분석된다. 그룹 수장인 조 회장이 최고 인재를 기용해 경영의 전권을 위임하는 독특한 인재중심 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이 있다. 조 회장은 탁월한 성과를 낸 임직원에게 남다른 보상을 안겨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메리츠금융그룹 임원의 출신 대학을 살펴보면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가 1~3위를 차지했다. 이들 대학을 졸업한 임원이 27명으로 전체의 절반에 가까웠다. 다음으로 해외에서 대학을 졸업했거나 성균관대, 단국대를 졸업한 임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을 살펴보면 경영·경제학을 전공한 임원이 26명으로 역시 절반 가까이 됐다. 법학과 수학, 무역학이 다음 순으로 나타났다. 조 회장을 비롯해 김·최 부회장과 권태길 메리츠캐피탈 사장 모두 경영·경제학을 전공한 것도 눈에 띈다.

금융권 관계자는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는 이전부터 유독 삼성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라며 "삼성화재나 삼성증권 등 대형사를 따라잡기 위해서 이들의 문화와 사업 방식을 잘 아는 인재를 다수 기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사진=메리츠금융그룹 각 계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