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기업인과의 만남] 삼계탕 파격 만찬 盧…회동 정례화 李…文대통령은
2019-01-15 18:54
역대 대통령 기업인 만남 살펴보니…
대통령과 재계 총수의 만남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행정부 수반과 한국 경제를 이끄는 기업인의 회동은 정부의 국정철학과 경제계의 혁신 전략을 동시에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이는 역대 정권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하나의 '시험 무대'였다. 정부도 기업도 '운명공동체론'의 공감대 형성 없이는 공생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재계 총수 등과 회동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다만 회동 이후 실질적인 후속 대책이 없을 경우 이들의 만남은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
◆대통령·재계총수 만남…국정수행의 핵심축
앞서 경제계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달여 동안 기업인과 회동하지 않자 "소통 창구가 닫힌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비정규직의 정규'화에 속도를 내는 문재인 정부가 재벌·대기업과 거리 두기에 나섰다는 시각도 많았다.
가까스로 성사된 이들의 첫 만남은 문 대통령 스타일답게 '호프미팅' 등 형식을 파괴한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진행했다. 당시 첫번째 간담회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 기업인 8명이 참석했다.
둘째날 간담회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허창수 GS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평창 동계올림픽, 조선업 살리기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역대 대통령도 재계와 만남에 의미 부여
이듬해 기업인과 경제단체장 17명은 문 대통령과 함께 평양 남북정상회담(9월18∼20일) 참석차 방북길에 올랐다. 남북 경제협력이 한국 경제의 주요 화두로 등장했다.
문 대통령의 경제행보가 빨라진 것은 지난해 연말께다. '고용·내수·수출 부진'의 삼중고가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를 짓누르자,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중소기업중앙회 신년회, 같은 달 7일 중소벤처기업인 청와대 초청 등을 통해 경제계와 소통에 나섰다.
역대 대통령도 기업인과의 회동은 필수였다. 문 대통령과는 달리, 인수위원회 시절이 있었던 역대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일 때 경제계와 만났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선 후 26일 만에 4대 그룹 총수와 만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선 확정 후 6일 만에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았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취임 전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소통했다.
5공 청문회 스타였던 노 전 대통령의 스타일은 파격, 그 자체였다. 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석 달 뒤인 2003년 6월 단골집이던 서울 효자동 삼계탕집에서 총수들과 만났다. 서민 대통령을 표방한 노 전 대통령의 소탈한 성격이 한몫했지만, 일각에선 '기선제압'으로 봤다. 노 전 대통령이 기업 총수를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취임 1년쯤인 2004년 1월이다.
현대그룹 출신인 이 전 대통령은 취임 68일 만에 전경련 등 기업총수를 청와대로 초청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경제계와의 회동 정례화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업 총수를 청와대로 불러들인 것은 취임 6개월 만인 2013년 8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