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보 상태' 빠진 동부제철 매각...국내선 인수희망자 없다

2019-01-14 14:28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인수 여력 없어"
손봉락 TCC동양 회장도 "인수 생각 없다"
국내 철강사 상·하위 업체들 모두 '난색'

[사진 제공= 동부제철.]


다시 매물로 나온 동부제철이 인수자를 찾기까지 일주일여밖에 남질 않았으나 국내 기업 가운데선 희망자가 제로(0)인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은 본지 기자와 만나 동부제철 인수를 검토한 바 있느냐는 질문에 "시너지가 날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면서 "(업황이 좋지 않아) 그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세아그룹은 포스코, 현대제철에 이은 3위의 대형 철강사로서 업계 5위인 동부제철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 기업 가운데 한 곳으로 평가돼 왔다.
 
앞서 7일 동부제철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새 투자자를 찾는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에 비해 이번 세아그룹을 제외한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상위 철강사들은 일찌감치 이번 인수전에 난색을 표해 왔다.

이는 동부제철 인수를 통해 단박에 업계 상위권으로 뛰어오를 수 있는 중소·중견 철강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업계 20위권 안팎인 손봉락 TCC동양 회장도 같은 질문에 "인수를 검토한 적도, 인수할 생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미 동부제철이 재매각을 추진하기 전 사전 평가를 했을 당시에도 국내 기업들 중에 인수를 희망하는 곳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상황은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경우 설비가 노후화돼 이를 수리하고 유지하는 데만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산업은행(39.17%), 농협은행(14.90%), 수출입은행(13.58%), KEB하나은행(8.55%), 신한은행(8.51%) 등이 지분 약 85%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유증을 통해 지분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데만 최소 5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오는 21일인 동부제철 매각관련 인수의향서 접수 기한까지 입찰에 나설 국내 기업은 없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대해 다른 업계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업이 과잉화돼 있고,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라 수출 또한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큰 비용을 부담하려는 곳이 있겠느냐"며 "그나마 중국에서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국민 정서 등을 감안할 때 협상까지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