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은의 손에 잡히는 부동산] 공유오피스의 빛과 그림자
2019-01-09 00:01
놀고 있는 중대형 빌딩 사무실을 빌려 재임대하는 공유오피스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부대시설 등 서비스를 앞세운 공유오피스는 입주사에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지만, 일부 소호 사무실은 공유오피스의 등장으로 공실이 되는 등 그림자도 존재한다.
위워크 강남역점 근처에서 영업하고 있는 S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공유오피스가 중대형 빌딩의 공실률을 줄이고 있다는 건 맞는 말"이라면서도 "강남 소규모 사무실에 들어와 있던 업체들이 공유오피스로 이동하면서 소규모 빌딩에는 공실이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오피스 시장은 '질량 보존의 법칙'과 같아서 한 쪽이 채워지는 만큼 다른 한 쪽은 빌 수밖에 없단 얘기다.
'공유오피스는 저렴할 것'이라는 생각이 실상과 다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위워크 강남역점 인근의 D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위워크는 가격대가 상당해서 기존 소형 오피스 임차인들이 못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얼마 전 위워크로 사무실을 옮겼다는 A대표는 "임차료가 비싸다는 걸 알지만 직원들이 좋아하니까..."라며 공유오피스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공유오피스가 오피스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켰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1년 단위 계약이 보통인 일반 사무실보다 입주와 퇴거가 비교적 자유로워 입주사 대표는 사업이 잘 되면 다른 곳으로 옮기기 좋고 안 되면 철수하기 좋다. 사무실 내부엔 맥주바나 노래방 등 흥미를 끄는 시설이 많아 직원 복지에도 도움이 된다.
일부 공유오피스 업체는 빌딩 내 입주한 점포들과 모종의 상생협약을 맺기도 한다. 위워크 강남역점이 들어선 빌딩 1층의 O커피전문점 점주는 "2년 가까이 위워크 사원들에겐 상품값을 10% 할인해주고 있는데 우린 장사가 잘 돼서 좋고 위워크 사원들도 저렴하게 상품을 살 수 있으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