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그룹 송명빈 대표 "양씨가 대표 맡으며 회삿돈 빼돌려…횡령·배임 감추려 폭행 유도"

2019-01-07 07:57

직원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송명빈(50) 마커그룹 대표가 6일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경찰의 2차 출석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직원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가 지난 6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전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송 대표를 상대로 상습 폭행 및 공갈 협박,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송 대표는 "저는 제가 지은 모든 죄에 대해 사실대로 말씀드렸다"며 "그 어떤 것도 숨길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잘못한 것에 대해 부인하거나 피할 생각이 없다"며 "제가 잘못한 부분은 명백히 잘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송 대표는 이날 경찰에 출석하면서 미리 준비한 원고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송 대표는 "(고소인) 양씨는 마커그룹 주식회사의 대표였다"며 "저는 특허와 학술연구를 책임지고 A씨는 경영 전반을 책임지기로 서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양씨가 회삿돈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개발 제품 관리도 부실하게 하는 등 회사가 점점 어려운 상태로 치닫게 됐다"며 "양씨는 스스로 책정한 연봉이 9000만원을 넘었으며 인센티브도 매년 1500만원에서 2000만원씩 스스로 기안해서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또 "나와 이사회는 2018년 초 양씨에게 사직을 요구했고 성실한 업무 인수인계만 강조했으나 양씨는 사직 요구를 뒤로한 채 자신의 배임·횡령 혐의를 축소·은폐·은닉하는 일에 몰두했다"고 했다.

송 대표는 "양씨는 나의 폭행과 폭언을 수집하는 데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았다"며 "대부분의 일반인은 22개의 녹취록을 만들기 전에 사직하거나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양모씨는 지난해 11월 상습 폭행 혐의 등으로 송 대표를 고소했다. 이후 송 대표가 A씨를 폭행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언론에 공개되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양씨는 "자신이 명목상 대표에 불과했다"고 반박했다. 양씨는 2016년 8월~2018년 6월 마커그룹 대표를 맡았다. 양씨가 사임한 뒤 송 대표가 대표이사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