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아마존' 위기 가속화...CEO 잘못된 선택에 끝없는 추락
2018-12-27 11:13
'종이책 25억권 완판 신화'→'구설수메이커'
당당왕, 회생가능할까?
당당왕, 회생가능할까?
'중국판 아마존을 만든 온라인 서적판매 경영자', '종이책 25억권 완판 신화를 쓴 최고의 경영인'
지난해까지 중국 온라인 서점 당당왕(當當網)의 리궈칭(李國慶) 최고경영자(CEO)에게 따라다니던 수식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그에겐 '짝퉁 아마존', '구설수 메이커', '논란의 중심'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 류창둥 회장 비꼬는 글에 구설 올라
앞서 22일 류 회장은 중국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 웨이보에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헤네핀 카운티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내가 애당초 법을 어기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에 이튿날(23일) 리궈칭은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성폭행이 아니라 혼외성관계다. 류창둥은 징둥닷컴의 주주와 직원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면서 류 회장의 심정글을 리트윗했다. 그는 류 회장이 윤락업소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서 중국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 것도 아니라는 등 자극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과거 리궈칭은 위민훙(俞敏洪) 신둥팡(新東方) 대표가 여성 비하 관련 발언을 했는데, 위 대표를 두둔하는 글을 올려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당당왕의 CEO 자리를 부인 위위(俞渝)에게 넘기고 난 후 '관심병'이 도졌다고 비난했다. 리궈칭이 현재 당당왕의 CEO가 아니더라도 그의 발언으로 당당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만큼 리궈칭이 언행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고 업계 인사들이 지적했다.
◆ 중국 대표 출판업계 당당왕, 끝없는 추락세
승승장구하며 중국 출판계를 장악했던 당당왕엔 최근 몇 년 동안 악몽 같은 나날들이 연속으로 이어졌다.
2004년 중국 진출을 준비하던 아마존이 당당왕에 당시 기업가치의 두 배가 넘는 규모인 1억5000만 달러 투자를 제의하며 지분 70%를 요구했지만 리궈칭은 이보다 훨씬 낮은 25%를 요구하며 거절했다. 이에 아마존은 당시 당당왕의 경쟁사였던 줘웨왕(卓越網)을 사들여 아마존중국을 만들었고, 당당왕을 위협했다.
이후 당당왕은 '중국판 아마존'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2011년 전자책사업에 뛰어들고, 2012년에는 자사의 가구브랜드 당당유핀(當當優品)을 출시하는 등 아마존의 전철을 그대로 밟았다. 하지만 당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징둥닷컴, 알리바바의 적수가 되지 못해 커다란 손실만 입었다.
이후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百度)와 텐센트(騰訊·텅쉰)가 지분 투자 제의를 하며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리궈칭은 바이두와 텐센트가 요구하는 지분이 많다며 또 거절했다. 올해 초에는 중국 하이항(海航)그룹 산하 톈하이투자(天海投資)가 당당왕을 인수할 것이라고 나섰지만 지난 8월 협상이 결렬되며 당당왕은 또 다시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매체는 이 모든 게 리궈칭의 알량한 고집과 잘못된 선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리궈칭이 스스로 CEO 자리에서 물러나 부인에게 경영권을 넘겼다고 하지만 사실 당당왕 이사회 임원진들이 리궈칭을 끌어내렸다는 추측도 이어졌다. 앞으로 리궈칭이 실질적으로 일선 경영에서 물러나야만 당당왕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