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 '눈 먹는 소년' 깜짝 등장…'눈송이'로 환경 오염 고발

2018-12-24 08:52

뱅크시가 웨일스 남부 포트 탤벗 차고 벽면에 그린 벽화 '눈 먹는 소년' [사진=연합뉴스]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의 최신 벽화가 등장하자 훼손 우려로 보호벽이 설치됐다.

영국 웨일스의 항구 도시 포트 탤벗의 차고 벽에 뱅크시의 그림이 그려졌다. 그림에는 소년이 새하얀 눈을 바라보고 혀를 쑥 내밀어 눈송이 맛을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그림에는 반전이 있다. 눈이 시작된 곳은 하늘이 아니라 불쏘시개에서 나오는 잿가루였다.

이 그림이 평소 사회적 메시지를 던졌던 뱅크시의 작품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시선이 집중되고 사람들이 몰렸다.

25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 등은 지난 18일 웨일스 남부 포트 탤벗의 한 철강노동자의 차고 병에 뱅크시의 벽화가 그려졌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포트 탤벗이 영국에서 가장 오염된 곳이라고 발표한 바 있으며 지난 7월에는 검은 먼지가 포트 탤벗을 뒤덮은 적이 있다. 철강 생산과 관련한 먼지였다.

뱅크시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포트 탤벗의 그림이 자신이 그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곳 출신 유명 영화배우인 마이클 쉰이 지난 8월 뱅크시에게 포트 탤벗에 작품을 그려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시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틀 동안 약 2000명 이상이 이곳을 찾았다. 작품 훼손 우려가 있어 포트 탤벗 의회는 차고 주변에 펜스를 세웠다. 실제 술에 취한 행인이 제품을 훼손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벽화가 그려진 차고의 주인이자 청강 노동자 이안 루이스는 현지 언론에 "작품 훼손이 두려워 밤을 새워 지켰다"고 말했다.

얼굴은 물론 제대로 된 신상도 밝혀지지 않은 뱅크시는 전 세계 도시의 거리와 벽 등에 그래피티(거리예술)를 남기며 명성을 얻었다. 지난 10월에는 소더비 경매에서 자신의 작품이 15억원에 낙찰되자 분쇄해버리기도 했다.
 

뱅크시가 웨일스 남부 포트 탤벗 차고 벽면에 그린 벽화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