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거제 기절놀이의 진실은?···목숨위협할 수 있는 학교폭력 실태와 예방대비 절실

2018-12-23 11:46

[사진= 그것이 알고싶다 ]


지속적인 학교 폭력과 소위 '기절놀이'로 불리는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는 잔혹한 놀이에 괴롭힘을 당해온 학생들의 실태가 드러났다. 청소년 범죄를 조기에 막지 않으면 사회적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 대비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속적인 괴롭힘과 '기절놀이'로 친구를 폭행해온 거제 가해학생들의 만행을 추적했다.

거제의 정기호(가명) 교회 친구들은 1년 넘게 기호 군을 폭행하고 기절시키는 놀이를 해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기호 군 어머니가 가해 학생들과 그 부모님을 불러 혼을 냈다.

중학교 때부터 친구들로부터 모욕적인 괴롭힘을 받았던 정기호 군은 “말 안했던 이유는 내 선에서 그만할 줄 알아서였다”고 말했다. 기호 군은 또한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머리를 잡고 돌리거나 스파링을 하자면서 때렸다고 전했다.

기호 군은 기절놀이 당시 “깨어났을 때 애들이 웃고 있었다. 아이들이 저한테 ‘눈 뒤집히는 거 봤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지난여름 교회에서 떠난 수련회에서 아이들은 기호 군에게 물속에 머리를 박고 침까지 뱉었다. 현재 기호 군은 4개월 째 학교를 다니지 않고 병원치료를 받고 있었다.

제작진은 기호 군의 지목한 학생들과 부모님을 함께 만났다. 김효상(가명)의 어머니는 “그쪽에서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저희는 받아들일 수 없다. 전부 다 거짓이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또한 “기절을 시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앞서 기호 군 어머니에게 적어 준 진술서에는 ‘기절놀이’라는 말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효상 군은 “정신을 잃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진술서는 강압에 의해서 적은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들은 폭행사실에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거나 기억에 없다고 전했다. 또한 기절놀이는 어깨동무를 하다가 목이 졸라졌던 것이고 기호 군이 숨이 안쉬어진다고 하면 다시 풀어줬다고 주장했다.

현재 효상 군은 교내 학폭위가 열려 강제전학까지 이뤄진 상황이다. 가해 학생들의 부모님들은 울음까지 터트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학교 친구들은 "둘이 많이 친해보였다. 일방적인 폭행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결국 양측의 주장만 있을 뿐 객관적인 단서나 증거가 있지는 않았다. 이에 제작진은 예배가 끝났을 시간의 주변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서는 최선민(가명) 군이 기호 군의 뒤에서 목을 조르고 있었다. 기호 군은 숨이 쉬어지지 않는 듯 선민 군 팔에 매달려 있다가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난 뒤 벌떡 일어나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 영상을 본 신경전문의는 "정상적인 기절의 모습은 아닌 것 같다"며 "많이 위험하게 보이는 상황이었는데 목이 졸린 시간이 짧기 때문에 기절상태까지는 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도전문의는 "이런 상황이면 기절을 할 수 있다. 의식을 잠깐 잃었다가 툭툭 치니까 기절에서 깨진 것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기호 군은 쓰러지면서 스마트폰을 떨어뜨린 뒤 떨어뜨린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걸어갔다.

또 한명의 학생은 "기호에게 아이들이랑 놀지 말라고 조언도 했었다"며 기호 군을 향한 장난이 도를 넘었다고 생각했었다고 증언했다. 거리 상인들도 기호 군이 폭행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했었다고 전했다.

한편 기절놀이는 상대의 목을 졸라 실신시키는 놀이다. 외국에서는 choking game이라고 부른다. 목 울대의 양 옆을 누리는 것이 원칙이며 20초 이내에 정신이 몽롱해진다고 한다. 원리는 목 동맥을 압박해 일시적인 뇌 허혈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문제는 장난처럼 보이는 이 행위탓에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목을 조르면서 잘못 건드리면 큰일나는 급소가 눌려지는 탓이다. 상대방의 뇌가 치명적인 손상을 받을 수 있다. 기절과 동시에 쓰러지면서 머리를 부딪혀 뇌진탕을 일으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2010년 미국에서 이 장난을 치다가 사망한 사람이 26명에 이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