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해야 ‘롱런’한다-5] 포스코, 협력사 대표 상무로 '깜짝 발탁'...'실리'란 이것

2018-12-26 06:02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제공= 연합뉴스]


포스코는 협력사라 할 지라도 차등을 두지 않고, 동반성장을 꾀하고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격언을 실천해 장기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협력사서 임원 발탁 '차별 없다'
25일 포스코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지난 20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협력사인 포에이스의 이창현 대표이사를 상무로 '깜짝 발탁'했다. 광양제철소 안전환경담당 부소장에 임명한 것.

최 회장은 줄곧 실질, 실행, 실리의 3실(實)을 강조하면서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한 경쟁력 강화의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이번 인사가 대외적으로 드러낸 의미는 작지 않다. 협력사라 할 지라도 원하청 등 수직 관계가 아닌 동등한 입장으로써 배려하고, 공존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끝까지 함께 해야 할 파트너'라는 인식을 각인시켰다는 얘기다.

실제 최 회장은 포항·광양제철소를 잇달아 방문해 현지 점검을 할 때도, 협력사들을 일일이 찾아 경청했다. 편의시설 등을 이용할 때 애로 사항은 없는 지 등을 묻고 "즉각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포스코는 이익도 공유하고 있다.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성과공유제를 도입했다. 협력사와 공동으로 개선 활동을 수행, 그 성과를 공유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자율적인 체질 개선 및 기술 개발을 돕고, 포스코는 장기적으로 경쟁력 확보와 품질 향상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의 우수 모델로 평가 받는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이 보유 중인 복지 후생시설도 협력사 직원들에게 차례로 전면 개방하고 있다"면서 "또한 임금 격차를 지속적으로 줄여 나가는 등 협력사와 상생을 강화해 동반 성장한다는 목표를 차질없이 이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협력사·중소기업 등 '물심양면' 돕는다
포스코는 2017년 9월 외주비를 1000억원 증액했다. 외주사들이 한 번에 '두 자릿 수 임금 인상'에 나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포항·광양에서 근무 중인 1만5000여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규모가 더욱 커져 포스코건설, 포스코켐텍, 포스코ICT, 포스코에너지 등을 포함한 포스코그룹 5개사는 지난 11월 향후 3년간 총 7771억원을 협력사에 지원하는 '임극격차 해소 협약'을 체결했다. 우수 협력기업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인건비 인상분을 지원해, 협력기업 임직원의 처우를 개선한다는 취지다.

포스코 관계자는 "협력사들과 그동안 쌓아 온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 양극화 해소에 나선 것"이라며 "원하청을 아우르는 상생협력의 전형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포스코는 지난 3월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제철소 설비·자재 구매시 적용되던 '최저가 낙찰제'를 폐지했다. 출혈 경쟁에 따른 수익악화를 호소하는, 외주사와 마찬가지로 약자인 중소기업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인 결과다. 대신 투찰 평균가격과 기준가격의 평균가 85% 미만으로 투찰하는 입찰사를 자동 제외하는 '저가제한 낙찰제'를 기본 입찰방식으로 채택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했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이를 통해 고용 안정 및 연구개발 투자가 가능해져 장기적인 성장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포스코 또한 제철소 현장에 원가절감에 따른 불량 설비·자재의 유입을 차단, 고품질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상호 윈윈인 셈이다.

이밖에 포스코는 중소기업에는 기술 지원도 하고 있다. 2017년 4월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1차 포스코 기술나눔 확산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보유 중인 300개의 우수기술을 나눔기술로 지정, 제공키로 했다. 이 중 69개 기술의 특허 83건을 24개 기업에 무상이전했다.

포스코는 앞서 2005년 6월 중소기업 지원 전담 조직을 신설, 이번처럼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금융지원, 기술협력, 컨설팅 및 교육 등 총 5개 카테고리의 32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도 산업화 및 기술 지원 등을 함으로써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이처럼 각계를 물심양면 도와 정부가 추진 중인 소득주도형 경제성장,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한편, 회사의 장기성장 토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