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티맥스가 KB국민은행이 새로운 금융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국내 업체를 배제하고 글로벌 기업인 IBM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동철 티맥스 대표는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KB국민은행 더 케이 프로젝트 불공정 SW 제품 선정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KB국민은행이 불공정한 소프트웨어(SW)업체 선정 과정을 지적했다.

'더 케이 프로젝트'는 국내 대표적인 시중은행 중 한 곳인 KB국민은행이 차세대 금융 시스템을 도입을 위한 사업으로, 규모가 3000억~4000억원에 달한다. 상품과 서비스, 비대면 채널, 콜센터 등의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티맥스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0월 17일 ‘더 케이 프로젝트 상품서비스계 고도화 및 마케팅 허브, 비대면 재구축’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SK(주) C&C를 선정했다. 이후 SK(주) C&C는 KB국민은행에 미들웨어와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DBMS) 등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복수 제안했다.

미들웨어(MW)의 경우 1안이 티맥스소프트의 ‘제우스’, 2안은 오라클의 ‘웹로직’이 제안됐다. 그러나 SK(주) C&C가 제안하지 않은 IBM의 미들웨어 ‘웹스피어’가 갑자기 검토 대상에 포함했다는 것이 티맥스의 주장이다.

김 대표는 “SK(주) C&C가 제안한 제품에 한 해 내부 검토와 가격경쟁 등이 진행돼야 하지만, 사전에 제안되지 않은 IBM의 미들웨어이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티맥스는 미들웨어 제품 외에도 DBMS 솔루션 선정에서도 티맥스 제품이 기술 검증을 받지 못하는 등 불공정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DBMS 솔루션은 티맥스와 IBM, 오라클 등 세 곳의 제품이 제안됐는데, 이 중 티맥스만 제외되고 IBM과 오라클 등 외국 업체에 대해서만 기술 검증이 진행됐다.

김 대표는 “KB국민은행과 SK(주) C&C로부터 기술 검증 배제에 대한 어떠한 공식적인 요청이나 대응, 해명을 받지 못했다”며 “불공정한 기술 검증을 토대로 특정 외산 제품만을 대상으로 가격 경쟁이 진행됐고, 결국 IBM만 가격을 제출해 해당 제품이 선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DBMS의 기술 검토를 위한 벤치마크 테스트는 시나리오 작성, 테스트 항목 선정, 기술 평가 등 최소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이러한 과정이 없이 졸속으로 진행되면서 특정 제품이 특혜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결과적으로 짜고 치는 고스톱의 형태가 됐다”고 말했다.

티맥스는 KB국민은행 측에 이번 사안에 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티맥스는 현재 서울지방법원에 관련 사안에 대한 가처분신청을 접수했고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심의를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