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트] 인공지능 도입, 보다 장기적인 전략 계획 세워야

2018-12-07 09:31
최윤석 가트너 코리아 전무

 

최윤석 가트너코리아 전무 [사진=가트너 제공]


최근 애플과 HPE 등 많은 기업이 인공지능(AI) 기술 기업을 인수하며 AI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AI가 비즈니스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로 적용된 사례는 아직 찾기 어렵다.

최근 가트너가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단기적인 AI 시범 운영을 실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이들은 20%로 높게 나타났으나, AI를 실제로 도입했다고 답한 이들은 4%에 불과했다.

AI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주요 미래 기능과 역량 면에서 아직 미완성된 상태다. 따라서 투자에 심각한 위험이 따를 수 있다. AI의 개념은 60~70년 전에 시작됐으며, 실제 생활 속에 자리 잡기까지는 또 60~70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리더들은 AI가 불러올 필연적인 혁신에 대비하고 전략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장시간에 걸쳐 AI에 대해 충분히 고민함으로써 위험을 줄이고 투자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몇 가지 복잡한 과정으로 인해 AI 관련 기술이 사회적으로 널리 채택되고 성숙한 범용기술로 확산되기도 전에 막다른 길에 다다르거나 혹은 잘못된 시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많은 AI 시스템에는 맞춤형 개발이 요구된다. 신뢰할 수 있는 표준이 확립된 경우는 거의 없으며, 엔지니어링 안내서도 제한적이다. 지금 우리는 개척의 시대에 있다. 개발과 테스트 주기가 길고, 그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더디게 나아간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AI가 보편화되기까지 70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앞으로 60년 후 우리 기업은 AI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를 자문하지 않으면 더 많은 비용과 기회를 낭비하게 된다.

많은 기업의 전략적 계획 과정은 AI의 성숙 주기에 비해 굉장히 세분화된 범위의 시간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주로 3~5년 전략적 비즈니스 계획과 2년 예산 주기, 분기별 재무 결과에 기반해 진행된다.

그러나 세분화된 영역과 시점에 집중하는 하이퍼로컬(hyperlocal)형 계획 시간대에 주의해야 한다. 오늘날 기업의 전략적 계획 과정은 앞으로 진행될 장기적 여정에 맞는 미래지향적 관점을 갖춰야 한다.

전략 계획 시간대를 7~10년으로 늘려보자. 보편적인 함정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는 충분한 미래지향적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보편적인 함정에는 필수 역량 구축 실패, 단기 제품과 아키텍처에 과도한 투자, 불완전한 의사 결정이나 투자에 따른 기회비용, 시간의 흐름과 함께 AI가 범용기술로 등장할 과정을 결정할 주요 기술적·사회적·경제적·정치적 사건을 탐지하고 해석할 능력의 부재 등이 있다.

AI는 신중히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오늘날의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AI로 일군 성공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현재 AI를 사용해 문제를 해결해 얻는 가치보다 AI에 대해 학습함으로써 얻게 될 가치가 더 크다. AI가 범용기술로 자리 잡을수록 오늘날의 AI 앱과 사용, AI 기반 비즈니스 모델은 점차 효용성을 잃게 될 것이다.

막다른 길에 갇히지 않으려면, AI 앱의 잠재력 실현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 수립에 나서야 한다. 오늘의 투자가 미래를 향해 쌓여나갈 수 있도록, AI가 나아갈 수 있는 방향에 대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