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이해찬, '강한 여당' 이미지 구축…이재명 논란은 여전한 숙제

2018-12-02 16:32
주요 현안 이끌며 당 존재감 부각…이재명 문제·선거제 개혁 난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이 대표는 국무총리 출신의 7선 국회의원 당대표로서 강한 여당의 이미지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의 ‘혜경궁 김씨’ 트위터 논란은 이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2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8월 25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후 수직적이던 당정청 관계를 수평으로 끌어올렸다.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수시로 당정 협의를 열고,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모양새다.

먼저 이 대표는 부동산 분야에서 있어서 정부 정책을 주도했다. 그는 치솟는 집값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당초 정부는 수요 억제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이 대표 발언 이후 정책 기조가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카드 수수료 인하 역시 이 대표 의지가 적극 반영된 정책으로 알려졌다. 카드사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자영업자를 위한 민생 정책으로 밀어붙인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민생연석회의에서 “오랫동안 큰 숙제였던 카드 수수료 인하를 어렵게 이뤄냈다”고 밝혔다.

이는 이 대표가 김대중 정부 시절 당 정책위의장을 세 번이나 맡으면서 정책 역량을 쌓아올린 경험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 대표는 2020년 총선 공천권을 가진 당대표로서,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그의 강한 리더십은 더 부각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야당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당대회 전부터 주장해 온 ‘20년 집권론’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당원토론회에서 “10년을 집권해봤자 무너뜨리는 데는 불과 3~4년밖에 안 걸린다”며 “20년이 아니라 더 오랜 기간 집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지사 문제가 불거진 후 이 대표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경찰이 트위터 ‘혜경궁 김씨’의 계정주가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고 발표한 데 대해 당은 “검찰의 공소 과정 등 전체적으로 본 뒤 결정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친문재인계 의원과 비문재인계 의원 사이 갈등으로 비화될 우려가 나온다. 이 지사 문제로 인해 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친문 지지자들은 “이 지사를 탈당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울러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뼈대로 한 선거제도 개혁도 숙제다. 선거제 개혁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력 잡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었고, 문재인 대통령도 “비례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거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우리 당의 공약은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라며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해 공약 후퇴라는 지적을 받았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공약에 명시돼 있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연동형이 포함됐다고 봐야 한다”며 논란을 진화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