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 골든프라자 화재경보기 울림에도 대피 안 한 시민들…도대체 왜?

2018-12-03 00:01
평소에도 화재경보기 오작동 많아…건물 측 대피방송 없어 불이 난 줄 몰라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 인근 골든프라자 상가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수원역 인근 대형건물 골든프라자 화재로 6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사망자 소식은 2일 현재까지도 전해지지 않고 있다. 지하 PC방 직원들이 지하에 있던 사람들을 빠르게 대피시켜 인명피해가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건물 위층에 있던 사람들은 화재로 인해 발생한 검은 연기를 본 뒤에야 대피한 것으로 전해져 화재경보기 작동과 대피 방송 여부가 주목을 받았다.

건물 입주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4시 10분경 불이 난 직후 건물 내 화재경보기가 울렸다. 그러나 입주자들은 화재경보기의 소리를 듣고도 30분가량 대피하지 않다가 검은 연기가 나자 그제야 서둘러 대피하기 시작했다.

화재경보기가 울렸음에도 불구하고 입주자들이 대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안전불감증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입주자들은 “평소에도 화재경보기가 잘못 울리는 경우가 잦았다. 이번에도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한 것으로 판단하고 대피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불이 났으니 대피하라는 별도의 방송도 없어 화재경보기가 그냥 울린 줄 알았다”며 “사람 소리는 들리는데 진한 연기가 가득해서 사람이 보이지 않아 황급히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물 관리소 관계자는 방송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고, 근무 인력이 적어 대피 방송을 할 여력이 없었다는 다소 어이없는 해명을 내놨다.

한편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이날 오전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고용노동부, 소방당국 등으로 구성된 감식반을 꾸려 화재 현장 감식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육안으로 확인했을 때 지하 환풍구에서 불길이 시작돼 주변으로 옮겨붙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확한 화재 원인은 감식 이후에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