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은 공산당원” vs "미운털 박힌 리카싱"

2018-11-27 15:04
인민일보, 개혁개방 공신 100인에 '공산당원'으로 소개
기업인 '당원'배지 달으라는 압박? '국진민퇴' 논란 잠재우기 시도?
한편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명단 제외 둘러싸고도 '논란'

마윈 알리바바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마윈(馬雲) 중국 알리바바 회장이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이 최근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통해 확인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싸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가 26일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기념해 당중앙에서 선발한 개혁개방에 커다란 공을 세운 100인 목록을 공개했는데, 여기에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공산당원’으로 소개돼 있다.

베이징청년보의 SNS 매체인 정즈젠(政治見)은 27일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마 회장의 공산당원 신분이 인민일보에 의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사실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이나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나 정치협상회의 위원으로 활동했던 것과 달리 마 회장은 눈에 띄는 정치활동을 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마 회장은 그동안 공개석상에서 "정부와 연애는 하지만 결혼은 하지 않는다", "결혼은 구속이다"라며 정치권과 거리두기를 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마윈이 공산당원이라는 소식에 대해 "많은 이들이 놀랐다"고 표현한 이유다.

인민일보가 이례적으로 마 회장의 공산당원 신분을 공개한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WSJ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공산당이 기업 경영으로까지 통제력을 강화하고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차원"이라면서 "기업인들이 공산당원 배지를 달아야만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일종의 압박을 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국진민퇴'(國進民退)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마 회장의 공산당 신분을 공개함으로써 당이 알리바바 같은 민간기업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해석도 나왔다. 

국진민퇴는 국유기업이 약진하고 민영기업이 후퇴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 9월 마 회장이 54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은퇴를 선언하면서 불거졌다. 마 회장이 당시 "창업 20주년인 내년에 알리바바 회장에서 물러나 교육 사업에 헌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부 압박 때문이 아니냐는 '음모론'이 제기되면서다.

실제로 개혁개방 공신 100인엔 마윈 회장 뿐만 아니라 마화텅 텐센트 회장, 리옌훙 바이두 회장, 리수푸(李書福) 지리자동차 회장, 장루이민(張瑞敏) 하이얼 회장, 류융하오(劉永好) 신시왕(新希望) 회장 등 민영기업가가 다수 포함됐다. 

리카싱 홍콩 청쿵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번 개혁개방 공신 100인 목록에 리카싱(李嘉誠) 홍콩 청쿵그룹 회장이 빠진 걸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리카싱 회장은 과거 중국이 개혁개방을 본격화한 1980년대 중국에 본격적으로 투자해 상하이(上海) 컨테이너 터미널, 광저우(廣州)-주하이(珠海) 고속도로 건설 등을 맡으며 중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다. 개혁개방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도 이를 매우 고마워했다고 전해진다.

리 회장은 덩샤오핑 이외에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등 역대 중국 지도부와 친분이 두터웠지만, 시진핑(習近平) 주석과는 관계가 긴밀하지 않다는 소문이 돈다. 그가 시진핑 주석 집권 후인 지난 2015년 지주회사를 조세 회피지역인 케이만제도로 옮기기로 하고, 중국내 부동산 자산을 잇달아 매각하면서 '중국, 홍콩 철수설' 돌기도 했다.

홍콩 빈과일보는 리카싱 회장이 제외된 것과 관련, "리카싱이 정치적으로 베이징 중앙정부에 협력하지 않고 수익성을 중시한 투자 활동을 펼친 결과 중국 지도부에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