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완의 국제레이더] 트럼프의 공개적 통화정책 간섭에 커지는 연준의 고민

2018-11-27 08:23


안녕하세요, 아주TV '이수완의 국제레이더'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국제유가 하락을 두고 25일 (현지시간)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thank you President T'라는 자화자찬의 트윗을 날렸습니다. 이어 유가 하락을 대규모 세금 감면과 더불어 '우리 경제에 좋은 뉴스'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유가 급락은 무엇보다도 공급 과잉과 세계 경제 둔화 때문입니다. 산유국인 미국의 원유 재고량도 늘고 있습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에게 유가를 계속해서 낮출 것을 주문하면서 유가 하락 압력이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게도 공세의 강도를 다시 높이고 있습니다. 그는 25일  "인플레이션 하락(연준은 듣고있나)!"라는 내용의 트윗도 올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상승이 물가와 금리를 밀어 올리는 상황에 대해 직접적으로 여러차례 불만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때문에 유가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산유국들을 압박해왔습니다.  이후 실제로 유가가 하락하자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라는 요구를 또다시 하고 있다고 외신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근 수십년간 미국 대통령은 연준에 대한 독립성을 존중하는 의미로 금리 정책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관례에서 벗어나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 틈만 나면 간섭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이러한 '연준때리기'는 최근 조정 장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주식 시장이 더욱 하락하면 연준의 금리정책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2년 전 취임 후 지속되던 미국 경제 성장세의 둔화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은 내달 19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일종의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향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연준이 실제로 금리 인상을 주저할 경우 중앙은행이 행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진=AP·연합뉴스] 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