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표류하는 GBC 사업…연내 착공은 무산

2018-11-25 14:30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이미지=서울시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의 서울 삼섬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 사업 첫 삽이 올해를 넘기게 됐다. 국토교통부의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 문턱을 넘지 못한 탓이다. 내년이면 이 사업은 표류 5년차를 맞이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BC 개발 사업은 지난 20일 열린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 안건에서 제외됐다. 지난달 실무위원회 회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앞서 올해 두 차례 개최된 심의에서는 모두 보류 판정을 받았다.

현대차 측은 이달 심의에서 의결을 내심 기대했지만, 수도권정비위는 보다 강경했다. 보수적으로 접근한 잠실 롯데타워와의 비교도, 사옥 및 기타판매시설에서 인구유발 효과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안도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겨우 약발이 든 강남권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씨가 됐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억측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대차를 옥죄는 것도, 단순히 집값 때문도 아니다"며 "합당한 사업 절차를 밟는 것 뿐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비위 심의가 다음 달에도 개최될 지, 안건이 상정될 지 단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답답한 실정이다. 실제 지난달 현대차 측은 11월 중 심의가 열려 안건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토부 측은 "아니다.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2014년 한국전력 종전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개발 사업에 따른 생산유발.고용창출 효과를 각각 265조원, 122만명으로 추산.발표했다. 총 7만9342㎡ 부지에 지상 및 지하를 합쳐 연면적 92만8887㎡ 규모의 GBC를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높이 569m, 지하 7층~지상 105층 사옥을 비롯해 공연장, 호텔.업무시설, 전시.컨벤션 시설 등 총 6개의 건물을 건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교통.환경 심의 통과 이후 사업은 제자리걸음이다. 금융비용만 5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최근까지 국토부는 GBC의 인구유발 효과를 두고, 현대차가 이전적지에 연구소 인원을 재배치하려는 데 대해 설득력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사옥 및 기타 판매시설에서 인구유발을 최소하화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한 계획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부처 간 수장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는 GBC 설립에 긍정적이었지만,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은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측은 "정부의 요구 사항에 최대한 맞추려 애쓰고 있다"며 "합당한 인구 유입 저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