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류창둥 징둥 회장… 구체적 성폭행 정황 드러났다

2018-11-23 16:56
피해자 "류 회장 강제로 목욕 함께하려 했다"
침대 시트에 묻은 정액 증거로 제출 돼... 징둥 측은 여전히 무죄 주장

지난 8월 미국에서 성폭행 혐의로 체포된 류창둥 징둥닷컴 회장. [사진=바이두]


지난 8월 미국에서 성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풀려난 류창둥 징둥(京東)닷컴 회장이 당시 피해 여성을 추행한 구체적 정황이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은 피해자의 진술과 증거가 확보됐다며 해당 내용을 보도한 것이다. 징둥 측은 이에 즉각 반박했지만 보도내용이 매우 상세해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류 회장의 성폭력 사건 담당 검사가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는 “지난 8월 미국 미네소타의 한 일본 식당에서 류 회장과 동석을 했고, 술에 취해 류 회장과 그의 여 비서에게 도움을 받아 차에 타게 됐다”며 “당시 여 비서가 뒷 자석에 함께 타려 하자 류 회장이 ‘나를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해 비서가 자리를 앞좌석으로 옮기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뒷자석에서 류 회장은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려 하자 비서는 라디오를 크게 들고 안경을 벗으며 이를 외면했다고도 했다. 피해자는 “겁이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숙소로 데려다 줄 것을 설득했다”며 “숙소에 도착한 류 회장은 강제로 함께 목욕하길 요구하고 추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당시 침대 시트 등에 묻은 정액을 증거로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이 같은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징둥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후닷컴 등 중국 다수 언론이 로이터의 보도내용을 인용하며 이 같은 사실이 중국 내에서도 퍼지게 되자 징둥은 즉각 반박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류 회장 측 변호사는 “로이터의 보도는 일방적이고 부정확하다”며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언론이 사건을 심리하는 악의적인 내용”이라고 비난했다.

또, 변호사는 류 회장의 무죄를 강조하면서 “류 회장은 사건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며 “사법 절차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침묵을 지킬 것”이라고 전했다.

류 회장은 지난 19일 열린 징둥그룹의 컴퍼런스콜을 통해 징둥의 3분기 실적보고서와 관련된 발언을 했다. 이는 지난 8월 미국에서 성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풀려난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다만 그는 성폭행 혐의와 관련해서는 입을 닫았다

류 회장은 지난 8월 31일 강간혐의로 미국 경찰에 체포돼 9월 1일 증거 불충분으로 일단 석방됐으며, 석방된 이후 곧바로 귀국한 바 있다. 미국 경찰은 그를 석방하면서 증거불충분으로 일단 내보내지만 기소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폭행 혐의가 확정되면 류 회장은 최소 12년 이상의 형량을 선고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