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암호화폐의 본질가치는 무엇인가?
2018-11-22 19:00
이준행 스트리미 대표
개방형 블록체인의 정확한 사례가 나오기 전까지 암호화폐의 본질가치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개방형 블록체인이 그 쓰임새를 갖게 될 것이라고 보는 쪽은 블록체인의 '연료' 역할을 하는 암호화폐가 투자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블록체인 기술 가치가 과장됐다고 보거나 혹은 암호화폐가 필요 없는 폐쇄형 블록체인만이 기술적 가치가 있다고 믿는 쪽은 암호화폐를 단지 투기 대상으로만 본다.
암호화폐의 본질 가치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이 단순한 '거래장부'가 아닌, 인터넷의 '컨센서스 기술'로 다르게 정의되어야 한다. 컨센서스 기술로서 블록체인이 활용되었을 때에만 인터넷의 불특정 다수가 '디지털 경제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
필자는 훗날 블록체인을 활용한 디지털 경제 공동체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머지않은 미래에 암호화폐의 본질 가치가 사람들 눈에 쉽게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다.
인터넷 오픈소스 화폐인 암호화폐가 본질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보는 사회적 맥락은 '디지털화'라는 세계적 트렌드다. 인터넷이 대중화된 이후부터 현실 세계의 가치가 디지털 세계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 모레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국가 공동체가 아닌 인터넷이라는 국경 없는 공간에서 경제활동을 할 것이다.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인터넷에서는 댓글이나 순위 조작이 용이할 뿐 아니라 무한대 위조도 가능하다. 이때 컨센서스 기술로서 블록체인은 인터넷의 불특정 다수가 디지털 거래의 기본이 되는 룰과 원칙을 매우 효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게끔 해준다.
즉,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통하여 인터넷 참여자들은 인터넷이란 환경에 걸맞은 자유롭고 자발적인 디지털 경제 공동체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암호화폐는 모든 과정에서 참여자들의 컨센서스를 거칠 수밖에 없는 민주적인 구조로 발행되고 유통된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 누구든 경제 공동체와 암호화폐를 만들 수 있다. 때문에 견제와 경쟁은 상시적이고, 특정그룹의 이윤 극대화가 목적인 암호화폐는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자발적으로 형성된 블록체인 경제 공동체는 보다 경쟁력 있는 서비스와 이익을 공동체 참여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그 참여자의 저변이 늘어나 보다 큰 네트워크를 지닌 공동체로 진화한다면, 그 암호화폐의 본질 가치는 높아질 것이다.
필자는 블록체인의 진정한 가치는 개방형 블록체인에서 나온다고 판단, 2015년부터 암호화폐와 관련된 블록체인 인프라와 서비스 개발에 올인해 왔다. 암호화폐가 블록체인을 통한 대중의 컨센서스가 뒷받침하는 화폐라고 한다면, 그 본질 가치는 해당 인터넷 경제 공동체의 서비스 경쟁력 및 공동체의 확장성에 기인할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인터넷 세계로 가치가 이동하는 이 시기에 페이스북 같은 몇몇 독점적 플랫폼 회사가 디지털 경제에서 갖는 절대적 영향력을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 이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자발적 디지털 경제 생태계로의 엑소더스는 필연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새로운 발명과 실험을 거듭하다 보면 참여자에게는 보다 공정하고 자유로우며, 거대 IT 기업보다 서비스 경쟁력이 높은 블록체인 커뮤니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경제 공동체의 화폐는 투자 가치가 꽤 높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