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국내가 더 비싸? 차별논란 휩싸인 중국 레노버
2018-11-18 15:14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맞아 할인 이벤트, 중국 지역 제외 '논란'
레노버 일부 제품 가격 국내가 더 비싸, "화웨이와 비교된다"
레노버 "서비스, 관련 부품, 세금 등 포함 여부의 차이일 뿐"
레노버 일부 제품 가격 국내가 더 비싸, "화웨이와 비교된다"
레노버 "서비스, 관련 부품, 세금 등 포함 여부의 차이일 뿐"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중국의 레노버(聯想·롄상)가 중국 국내와 해외 소비자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레노버 측은 시장 상황에 따른 차이일 뿐 차별은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베이징청년보가 18일 보도했다.
사건의 발단은 미국 연말 쇼핑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시작된 할인 행사다. 레노버는 미국 홈페이지에 노트북, 데스크탑, 관련 부품 등 다양한 제품을 35% 할인 한다는 소식을 공지했다. 노트북 최저가가 270.99달러, 위안화로 환산하면 1886.27위안(약 30만8000원)의 파격적인 할인 행사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중국 지역은 제외됐다.
중국 소비자들은 중국 내 주소나 중국 은행카드 번호를 입력해 구입을 시도하면 주문이 거절되거나 즉각 환불이 이뤄지며 당연히 배송도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레노버의 노트북 아이디어패드 720S의 경우 미국 내 할인적용 판매가는 579.99달러로 위안화 4030위안(약 65만8000원) 정도다. 하지만 중국 국내 레노버 플래그십 매장에서의 판매가는 5699위안으로 1669위안이 더 비싸다. 10%의 소비세와 수 백 위안의 국제 운송비 등을 고려하면 미국 내 판매가격이 중국 국내보다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레노버의 차별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에도 미국 내 판매가가 중국보다 낮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 당시 레노버 노트북 싱크패드 W540의 미국 아마존 공식 판매가는 1374.95달러(약 8520 위안)에 불과했지만 중국 징둥닷컴에서의 판매가는 1만5000위안 이상으로 무려 6500위안이나 차이가 났다.
중국 내 판매제품은 일반적으로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깔려 있고 마우스 등 부품을 포함한 가격이며 애프터서비스, 데이터 복구 서비스 등도 함께 제공해 판매가에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각 국가 및 지역의 레노버 지사가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제품에 대한 판매전략과 가격결정 기준 등에 차이가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소비자들은 중국을 대표하는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와 레노버를 비교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화웨이가 최근 공개한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20의 경우 중국 내 판매가가 해외보다 2000위안 가량 저렴하다. 앞서 공개된 P10, P20 모델의 국내 판매가도 해외보다 싸다.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소비자부문 대표는 "화웨이의 유럽 판매 가격은 국내보다 확실히 비싼데 이는 다른 브랜드와의 확실한 차이점"이라며 "화웨이는 유일하게 해외 시장에서 더 비싸게 제품을 판매하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라고 자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레노버를 향한 소비자의 원성은 커졌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비난할 문제는 아니라는 데 입을 모았다. 레노버와 화웨이의 차이는 전략과 시장상황에 따른 판단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이는 각자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분석이다.
류화팡(柳華芳) 커지셴성(科技先生) 창업자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레노버와 화웨이의 차이는 관세와 시장 수급상황 등에 따른 것"이라며 "레노버는 미국 시장을 확대하고 입지를 다져야만 하기에 가격을 낮춘 것이며 화웨이는 유럽 등 선진국에서 삼성, 애플 등과 경쟁해 소비자가 가격에 크게 부담이 없기에 가격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화웨이는 스마트폰 제조에 필요한 칩을 스스로 생산해 국내에서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다 국내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 가격을 낮추는 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