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야권, 김수현 靑 정책실장 인선 공세…"여야정 실무협의 보류"

2018-11-12 17:02
"野 원내대표 고언에도 김수현 홍남기 내정…국회 예산심사 무력화"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12일 오전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12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라고 주장해 온 두 야당은 김 실장의 임명을 기존 경제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이고 여야정 상설협의체 실무협상 참여 보류를 선언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여론의 불만이 만만치 않은 마당에 경제부총리를 총알받이로 앞세워 놓고 뒤에서 더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것인지, 마치 대국민 선전포고라도 하는 듯한 태도에 대단히 불편하고 유감스럽다"고 했다.

앞서 전날 기자회견에서 김 실장이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등 3대 경제정책기조에 대해 "속도·성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의 방향에 대해선 전혀 수정할 계획이 없다"며 "경제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하나의 팀으로 임하겠다"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이럴거면 장 전 실장을 무엇 때문에 바꾼 것인가, 사람이 바뀐 마당에 정책에 대해서 전혀 수정할 계획이 없다면 도대체 사람을 바꾼 이유는 무엇인지 해명해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허수아비처럼 내세워놓았던 장 전 실장은 밀어내고 문재인 정부의 실세가 직접 진두지휘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정책은 국민과의 대결이 아니"라고 했다.

손학규 대표 또한 이날 울산 북구 매곡단지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이라고 하는 좌편향 이념적 경제정책을 고수하고, 청와대 중심의 경제 운영을 계속할 것이라면 왜 사람만 바꾸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철학을 바꾸시라 시장을 믿어주시고,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도록 경제체제를 바꿔주시라"고 했다.

손 대표는 아울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이번에 임명된 경제부총리가 소신있는 시장주의자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임명했다면 그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청와대의 견제와 쓸데없는 기관들을 없애주시라"고 당부했다.

윤재옥 한국당·유의동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예정됐던 여야정 상설협의체 실무회동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일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통해 야당 원내대표들이 대통령에게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는 경제정책으로의 방향조정과 경제사령탑 인사에 대해 고언을 정중하게 드렸다"며 "그러나 대통령은 정중한 고언에도 지난 9일 김 실장과 홍 후보자를 새로운 정책실장과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내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의 정중한 요청에도 대통령이 행한 이번 인사는 협치를 강조하는 말씀과는 반대되는 조치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이번 인사로 국회의 예산심사는 사실상 무력화됐다. 결국 여야정 협의체는 소통과 협치의 자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들은 "오늘 여야정 상설협의체 후속 조치를 위한 실무회동을 통해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어 정부와 민주당의 깊이 있는 반성과 책임있는 조치가 선행되기 전까지 협상 참여를 보류할 것을 밝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