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상반기 폴더블폰 출시···업계 전반에 '훈풍'

2018-11-11 18:37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저스틴 데니슨 삼성전자 미국법인 상무가 폴더블폰의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들어보이며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폴더블폰을 본격 출시한다. 초도 물량은 최소 100만대 이상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을 갤럭시S·갤럭시노트 시리즈와 함께 공식 라인업에 추가하고 매년 신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폴더플폰의 양산이 안정화 단계에 이르면 부품회사들과 콘텐츠 개발업체들도 후방효과를 누리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 폴더블폰, 내년 상반기 출시···'혁신' 본격화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장(사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국내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폴더블폰에 대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무조건 출시할 계획"이라며 "초도 물량은 100만대 이상이 될 것이고, 시장 반응이 좋으면 그 이상을 생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폴더블폰에 들어갈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와 'UI(유저 인터페이스)' 등을 공개해 국내외에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10년간 비슷한 형태로 이어진 스마트폰 폼팩터의 '혁신'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 사장은 "SDC에서 디스플레이를 보여준 것은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상용화 수준까지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줬단 의미"라며 "접었다 폈을 때 선을 안 보이게 하는 등 여러 장애물이 극복됐고, UI를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것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사람들이 쓰다가 '이게 뭐야' 하고 안 쓸 제품이라면 폴더블폰을 진작 내놨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차별점은 최적의 UX(사용자 경험)를 추구하는 것이고 테크놀로지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 디스플레이, 배터리, 경량화 등도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라인업도 매년 출시한다. 다만 갤럭시S·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기존 제품이 100여 국가에 출시되는 것과 달리 폴더블폰은 한국, 미국 등 한정된 국가와 제한된 통신사를 통해 출시될 전망이다.

◆ 삼성 부품 계열사 등 업계 전반에 훈풍
폴더블폰이 향후 새로운 스마트폰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경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삼성의 부품계열사와 소재, 콘텐츠 업체 등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폴더블폰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의 기반은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시블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패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은 7.3형 OLED디스플레이에 세로(Y) 축 '인폴딩 방식(디스플레이가 안쪽으로 접히는 형태)'을 채용했다. 또 접었을 때도 디스플레이를 확인 할 수 있도록 별도의 4.6형 OLED를 외부에 장착했다. 

양산이 안정화 단계에 이르면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업체에도 폴더블 패널을 공급할 전망이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련 시장의 빠른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선도적인 지위를 통해 더 큰 시장 창출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폴더블폰의 양산은 삼성SDI에도 호재다. 현재 삼성SDI는 폴더블 스마트폰용 OCA(광학용투명접착필름)를 개발 중이다. OCA는 필름 형태의 접착제로, 터치스크린 패널을 만들 때 접착제를 바르는 대신 25㎛ 두께의 필름 한장을 겹쳐넣는 방식이다. 일상적으로 접었다 펴는 폴더블에서 OCA가 울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OCA 공급이 본격화되면 삼성SDI는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2차전지 외에도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게 된다. 

삼성전기 역시 폴더블폰에 대한 기대가 크다. 웨어러블·폴더블 기기의 수요 확대가 예상되면서 삼성전기가 생산하는 경연성 인쇄회로기판(Rigid Flexibler PCB)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삼성전기의 '효자' 노릇을 해 온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의 채택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폴더블 스마트폰 1대에 들어가는 MLCC가 기존 스마트폰의 두배 수준인 20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계열사 외에도 SKC와 코오롱 인더스트리 등의 수혜가 기대된다. 두 회사는 폴더블폰에 들어가는 강화유리 대체 필름인 투명 PI(폴리이미드) 필름을 만들고 있다. 이밖에도 애플리케이션, 게임 제작 업체 등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분석된다. 확대된 대화면에 적합한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의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에뮬레이터 등 테스트 도구를 제공, 개발자들이 초기부터 폴더블 앱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고 사장은 "전세계 개발자들과 함께 새로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