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북미 고위회담·김정은 방한 연내 성사될 것"

2018-11-08 17:31
"시진핑, 트럼프에 재제완화 얘기하면 좋겠다"
추미애 "北, 중간선거 뒤 분위기 파악 중일 것"

8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4회 한중 전략대화에 참석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왼쪽부터)와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영진 전 주미 대사가 특파원들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이재호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특보)이 연내 북·미 고위급 대화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한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했다.

8일 동아시아재단과 중국 판구(盤古)연구소가 베이징에서 개최한 제4회 한중 전략대화에 참석한 문 특보는 특파원들과 만나 "올해 내로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당초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간의 회담은 지난 6일 전격 취소됐다.

미 국무부는 "단순한 일정 조율의 문제"라고 설명했지만 이번 회담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북한이 먼저 취소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문 특보는 "지난 9월 폼페이오 장관도 평향을 가려다가 취소한 적이 있지 않나. 북한도 그럴 수 있는 것"이라며 "북한 노동신문도 '순연'이라는 표현을 쓴 만큼 연내에 (북·미 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문 특보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포기 등을 선언한 상황에서 그에 상응하는 미국 측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종전선언 외에 대북 제재도 완화해야 한다는 게 북한의 생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행사에 참석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이 회담을 취소한 것은) 미국 중간선거 직후 분위기와 미국인들의 여론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라며 "구체적인 사전 조율이 끝나야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도 높게 봤다.

그는 "올해 방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북·미와 남북 관계가 잘 돌아가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으로 선순환이 이뤄질테고 북·미 관계가 어렵더라도 문재인 대통령과 문제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방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 특보는 "남북 관계는 비핵화 진전의 부수 효과가 아니다"며 "북·미 관계가 개선돼야 남북 관계도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미 간에 충분한 사전 협의와 공조 체제를 유지한다면 (김 위원장의 방한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북한 비핵화를 위해 중국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특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오는 것을 감안해 제재를 부분적으로 완화해 달라고 얘기해주면 감사하겠다"며 웃었다.

그는 "과거 말만 했던 북한의 행태와 지금은 다르다"며 "시 주석도 김 위원장과 3번이나 만나 분명한 비핵화 의지를 읽었기 때문에 북한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의원도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높이고 향후 경제 재건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며 "한국전쟁 참전국이자 정전협장 당사국인 중국의 역할이 평화의 제도화에 집중되기를 희망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