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관, 서울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에 2022년 건립
2018-11-08 12:30
문체부, 600억원 투입하기로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한국문학관 건립부지로 서울 은평구 기자촌근린공원을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은평구는 확장성, 국제교류가능성 등과 함께 다수의 문학인과 국민들이 접근하기 좋은 위치라는 접근성, 주변에 다양한 문학과 문화예술 시설이 입지해 집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평가를 받았다.
은평구는 현대사의 주요 문학인과 언론인들이 거주했던 곳으로 은평한옥마을과 진관사, 사비나미술관, 한국고전번역원, 서울기록원 등이 있고 2021년 통일박물관과 고 이호철 작가를 기념하는 문학관이 설립될 예정이다.
은평구청은 문학관 부지 아래 예술인마을을 조성할 예정으로 2025년 진입로 사거리에 신분당선 기자촌역을 설치하고 지하공간을 청소년을 위한 문화기반 광장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국립한국문학관은 한국문학유산과 원본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고 연구하면서 전시·교육·체험 기능을 하는 라키비움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디지털·온라인·모바일 문학관 기능도 구현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내달부터 2020년 9월까지 건립기본계획과 설계를 마무리하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공사를 진행해 2022년 말 개관할 방침으로 연면적 1만4000㎡ 내외의 수장고 및 보존·복원시설, 전시시설, 교육 및 연구시설, 열람시설, 공연장 및 편의시설 등을 위해 2022년까지 608억원(건립 518억 원, 자료구축 9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문체부와 설립추진위원회는 자료구축소위원회를 한국문학 자료를 도서·유물부터 디지털자료까지 수집한다는 기본 원칙을 정하고 기증과 공모 구입 등 구체적인 수집 계획을 세우는 한편 자료의 체계적인 보존·복원을 위한 유관 기관 현장 답사 등을 진행했다.
지난 8월에는 서지학의 권위자이자 국내 대표 문학자료 소장가로 알려진 고 하동호 교수의 도서 3만3000여 점과 유물 100여 점을 유족으로부터 기증받기도 했다. 고 하동호 교수 기증 자료에는 채만식의 탁류 초판본(국내 유일본),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초판본, 한설야의 탑 초판본 등이 포함돼 있다.
문체부는 앞으로 원로 문인,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한 기증 운동을 펼칠 예정으로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자료 공모구입과 함께, 경매구입, 기탁, 유관기관과의 자료 공유 등 수집 경로도 다양화 할 계획이다. 수집된 자료는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온라인과 모바일로 자료를 감상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문학관별 특성화 프로그램 지원 확대, 전문인력 배치 지원 등 지역 문학관의 기능과 역할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권역별 주요 지역문학관을 거점형 문학관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거점형 문학관이 한국문학관과 공동 연구와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권역 내 지역문학관과는 공동 수장고 구축과 공동 활용 등의 기능을 할 예정이다. 지역문학관 상주작가 배치 지원, 소장자료 보존 및 복원 지원, 문학관 건립 지원 등도 추진한다.
문체부는 국립한국문학관을 설립하기 위해 2018년 5월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염무웅)를 구성하고 건립운영소위, 자료구축소위 등 2개 실무소위를 뒀다. 건립운영소위원회는 문학진흥특별전담팀(TF)과 문학진흥정책위원회에서 제시한 5개 기준 ‘대표성’, ‘상징성’, ‘확장성’, ‘접근성’, ‘국제교류가능성’에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높이고 통일문학사를 준비한다는 의미에서 ‘상생·평화 지향성’ 기준을 추가한 6개 기준에 따라 심사를 진행했다.
설립추진위는 건립운영소위에서 추천한 문화역서울284, 파주시 출판단지 부지,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 부지, 파주시 헤이리 부지 등 4개 부지를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서울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을 건립부지로 최종 선정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제 본격적으로 국립한국문학관의 건립을 시작해야 한다”며 “다양하고 전문적인 의견을 수렴, 반영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학 진흥의 핵심 기반시설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