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팔 걷어붙인 베트남...금융권 해외 진출 박차

2018-10-31 12:20
비엣콤뱅크 등 주요 베트남 은행들 해외 진출 경쟁
"무역협정 확대에 베트남 기업 투자 기회 증가한 덕"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베트남의 부동산과 제조업 등에 외국인직접투자(FDI)가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베트남 기업의 해외 역투자도 활기를 띠는 양상이다. 다양한 무역협정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투자·교역의 벽이 상당 부분 낮아진 덕분이다. 해외에 투자하려는 베트남 기업의 수요가 늘면서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베트남 시중 은행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 주요 은행 줄줄이 해외 진출..."라오스·캄보디아 인기"

베트남 금융주 1위 기업인 비엣콤뱅크(Vietcombank)는 이번주 초 라오스 수도인 비엔티안에 전액 출자한 라오스 지사를 열었다. 프랑스 파리와 러시아 모스크바, 싱가포르에 이어 지사를 설립한 것이다. 홍콩에 베트남소비자금융(Vinafico)을 두고 있는 비엣콤뱅크는 연말까지 호주와 미국에 각각 지사를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비엣콤뱅크가 합류하면서 라오스에 진출한 베트남 은행은 군인산업은행(MB), 사이공-하노이 은행(SHB),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베트남무역산업은행(Vietinbank), 사콤뱅크(Sacombank) 등 6곳으로 늘었다. 이들 은행은 이미 라오스에 투자를 전개하고 있거나 투자하려는 베트남 기업들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베트남 기획투자부 산하 외국인투자청(VFIA)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금융·은행 부문에서 베트남 기업의 해외 등록 자본금이 1억5080만 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베트남 전체 해외 투자 총액의 33.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베트남 기업들이 사랑하는 투자처로 주목받았다. 

베트남의 주요 은행들이 외국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베트남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비롯해 한·베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양한 무역 협정을 체결하면서 해외 투자 기업에 기회를 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베트남 기업의 해외 투자가 늘어날수록 베트남 은행도 장기적인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세안경제공동체가 형성되면서 베트남 은행들의 역내 투자에 유리한 조건이 조성된 것도 금융권의 해외 진출을 견인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은행 발전 전략에 따라 2025년까지 베트남 은행 최소 2~3곳이 자산 면에서 아시아 지역 상위 100곳에 들도록 하고, 3~5개 은행이 외환 상장을 할 수 있도록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고 베트남 영문 언론인 베트남뉴스는 전했다.

◆ FDI 꾸준히 유입되는 베트남..."내년 GDP 증가율 목표 6.8%"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10월 22일 국회 보고를 통해 "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8%를 기록했다"며 "올해 전체 성장률은 목표치인 6.7%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내년 GDP 증가율 목표는 6.6∼6.8%로 잡겠다는 목표다. 베트남은 지난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6.8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FDI도 꾸준히 늘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인 베트남넷브릿지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개월간 베트남에 흘러들어온 FDI 지출 규모는 전년 대비 6.3% 증가한 151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전망됐다. 투자액의 절반에 가까운 47.5%가 제조업에 투자됐고 부동산(20.4%) 거래와 도소매가 그 뒤를 이었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가장 '큰손'이었고 한국과 싱가포르는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이 기간 하노이가 FDI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푹 총리는 올해 전체 FDI 규모가 180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10월 30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면담 자리에서는 "삼성의 투자를 통해 베트남을 세계 최대 생산 거점이자 전략 거점이 되게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베트남에 대한 장기 투자와 사업 확대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성과가 주목된다. 

스탠다드차타드 아시아 부문 이코노미스트인 치두 나라야난은 "베트남은 2017년과 마찬가지로 2018년과 2019년에도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중에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부동산과 전자제품 제조 부문에 대한 FDI 유입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중기적인 지속 가능한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