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서 발생한 부녀자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이 3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가정폭력 실태를 알린다.

29열 여가위 관계자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여야 간사는 30일 오후 2시에 세 딸 중 한 명을 국감 참고인으로 채택하는 데 합의했다”며 “피해자 보호와 관련해 음성 변조나 가림막 설치 등에 대한 조치들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피해자의 딸은 사건 다음 날인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버지를 엄벌해 달라”고 요구했고, 하루 8만명이 청원에 동참한 바 있다. 참고인은 국감장에서 직접 피해를 증언하며, 가정폭력 재발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응 시스템 마련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작성자는 “끔직한 가정폭력으로 인해 엄마는 아빠와 살 수 없었다”며 “이혼 후에도 4년여 동안 살해 협박과 주변 가족들에 대한 위해 시도 등으로 사람들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는 늘 불안감에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없었고 보호시설을 포함해 다섯 번 숙소를 옮겼지만 아빠는 온갖 방법으로 찾아내 살해 위협했다”며 “아빠는 치밀하고 무서운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여가위원들은 피해자 실질적 지원대책 마련은 물론, 참고인의 발언을 계기로 ‘가정폭력특별법’의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데 힘을 실을 예정이다.

그동안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2014년 이후 가정폭력사범 검거 등 현황’에 따르면 2015년 이후 가정폭력사범 구속률은 1%가 채 안 됐다. 이는 재범률 증가로 이어졌다. 2015년 4.1%였던 재범률은 올해 6월 기준 8.9%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아울러 ‘피해자 인권’ 중심의 가정폭력처벌법을 위한 목적조항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전망이다.

가해자들이 형사처벌을 피해갈 수 있던 이유는 가정폭력특별법의 목적이 ‘가해자 처벌’이 아닌 ‘가정 유지’에 있기 때문이다. 올해 시행 20년을 맞는 가정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1조는 “가정폭력범죄로 파괴된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가꾸며 피해자와 가족구성원의 인권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