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한강의 기적' 영등포… 교통·산업, 비즈니스 대표도시 위상 되찾을 것"
2018-10-30 13:00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낙후된 구도심의 회색빛 이미지 개선 주력
서울 영등포구 채현일 구청장은 30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한강이남 경제발전, 강남의 원조이자 서울 서남권 종가댁으로 위상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영등포는 채 구청장에게 제2의 고향이기도 하다. 첫 직장을 가졌던 곳이면서 지금의 아이가 자라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평소 구민으로서도 구도심과 회색빛 이미지에 더해 교육, 도시환경, 경제 등 전반적으로 아쉬운 적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에 채 구청장은 집단지성의 힘을 믿고 구민들과 소통 및 협치에 적극 나서고자 한다. 민선 7기에 '탁트인 영등포'를 구정 슬로건으로 정했다. 이와 관련해 "먼저 교육, 주거환경, 4차 산업·일자리, 문화, 사회적경제 등 쌓여있는 현안을 탁 트이게 해결하겠다. 다음으로 구민들과 함께 소통·협치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교육이 주거환경이고, 곧 미래비전… 백년대계 기틀 다진다
채현일 구청장은 지역 내 다수의 학부모를 만나면서 교육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중에서도 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2학년에 타 지역으로 전학을 고민한다는 데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이런 현실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채 구청장은 "교육이야 말로 구민의 가장 큰 바람이다. 자녀들이 초·중·고교까지 걱정없이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지속적으로 대안을 마련하는 역할의 구청장 직속 교육정책특별보좌관을 신설했다"고 알렸다.
민·관·학도 함께 머리를 맞댄다. '화(火)통(通)한 스쿨데이'가 대표적이다. 매주 화요일 관내 학교를 대상으로 현장에서 학교와 학부모의 생각을 직접 듣는 자리다. 최근 관내 학부모 150명과 원탁토론을 가졌다. 학교 관계자, 부모들의 생각을 직접 듣고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수렴해 '명품 교육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다.
글로벌 인재육성 및 진로·진학 교육도 강화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학생들이 갖춰야 할 미래 핵심역량인 창의교육 활성화로 인재를 길러낸다.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글로벌 리더십 문화체험 프로그램 지원도 확대한다. 학교로 찾아가는 입시강좌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창의감성예술센터를 열어 청소년들에 여러 문화체험의 기회도 제공한다.
연장선에서 채 구청장은 주위 여건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미세먼지·황사에 대비한 실내활동 공간을 만들고자 신설되는 신길중학교 다목적 실내체육관 건립 때 구비 10억원을 제공키로 했다. 5개 학교에 가상현실(VR) 스포츠실을 보급한다. 전국 최초 초·중·고교 통학로를 금연거리로 앞서 지정한 바 있다. 각종 학교 안전시설물 설치 및 보강에 교육경비 보조금을 보탠다.
◆고질적 쓰레기 문제 해결 솔선수범 '현장에 답이 있다'
주거환경 분야는 낡은 삶의 터전과 재건축·도시재생 등 하드웨어 부분의 향상 및 쓰레기, 주차난 같은 생활민원 부분에서 투트랙 접근이 핵심이다. 생활 속 불편부터 근본적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본인도 매주 청소현장에 직접 나가며 솔선수범하고 있다. 얼마 전 18개 동의 동장이 참여한 간부진 회의를 열어 △무단투기 다발지역에 조화 또는 화단 가꾸기 △클린하우스, 쓰레기통 설치로 양성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했다.
주차난 해소에도 주력하고 있다는 채 구청장은 "주택가 이면도로에 불법 주정차가 만연해 있고, 보도 미설치로 사고위험도 크다. 도로의 폭이 5m 이상인 경우 일방통행 지정 뒤 편측에 거주자 우선 주차구획선을 확보하거나 보도를 새롭게 둘 계획"이라며 "올 하반기 지정대상지 전수조사 후 주민설명회를 거쳐 경찰에 지정안을 상정하게 된다"고 했다.
구는 IoT(사물인터넷)를 활용한 주차공유 시범사업에도 착수했다. 만성적 주차공간 부족 현상이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단기간 공영주차장 건설에는 한계가 있고, 예산의 어려움으로 주차장 신설을 위한 가용 부지도 모자란 실정이다. IoT센서와 폐쇄회로(CC)TV를 갖춰 비어있는 주차면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보다 효율적인 접근이 가능토록 한다. 구청 옆 인근 150m 이면도로에 우선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영등포역 부근 고가차도를 없애 이곳을 대표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1970년대 급증한 교통량 흡수를 위해 설치했으나, 현재 도시미관 저해 및 지역단절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다시 말해 성장과 건설 우선의 문화, 자동차 위주 교통정책이 만든 과거의 유산이다. 이제는 사람 중심의 도시정책, 대중교통과 보행친화의 교통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춘다.
◆경인로와 문래동 퓨처밸리 조성 4차 산업 전진기지로 육성
"문래동 기계금속 제조업의 여러 지원과 협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업재생 활성화를 꾀하고자 합니다. 문래동 일대 준공업지역이 바뀌도록 도시환경정비계획을 수립하고,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활성화와 연계할 것입니다. 한양대 LINC+(링크플러스)사업단과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도시재생 활성화를 진행 중입니다."
1936년 일본의 일청제분에서 뿌리가 시작되는 대선제분 부지를 산업문화 거점으로 변화시킨다. 기존 공장을 산업유산 보전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하고자 기존 건물은 리모델링해 대선제분 역사관, 기업·공공 이벤트홀 등을 갖춘다. 아울러 GS주차장 부지에 소호형 주거 클러스터를 구축해 신산업 종사자, 청년창업가 등에 힘을 보탠다.
지속가능한 영등포 문화관광 중장기 비전을 수립하기 위한 연구용역이 한창이다. 구는 문래예술종합지원센터 건립에도 박차를 가한다. 지역주민, 예술인, 철공소 구성원 간의 지역적 연대감이 형성될 수 있는 커뮤니티 통로를 마련하기 위한 취지다. 문래동 공공부지에는 다목적공연장을 짓고, 내년 하반기 이전될 남부도로사업소 터는 주민들이 원하는 문화복지타운으로 거듭난다.
각종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최적의 대안이자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양극화를 완화하는 중요한 정책으로 사회적경제가 부각되고 있다는 채 구청장은 "구청 별관에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사회적·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251개 업체들이 등록돼 있다. 향후 일자리창출, 지역사회공헌 등 다방면에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구민과 관계에서 기본·필수이자 상생의 유일한 해법 '소통'
채 구청장은 "1명의 뛰어난 인재보다 100명의 평범한 시민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고 평소 강조한다. 바로 집단지성을 일컫는 것이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광화문1번가'를 벤치마킹한 '영등포1번가' 제도에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약 4개월 동안 3961건의 목소리가 접수됐다. 생활민원, 청소, 주차 등 정책 제안이 56%가량을 차지했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원하는 구민들의 기대를 거듭 확인시킨 대목이다.
이외 고가차도 철거, 영등포역 주변 여건 개선 등 당장의 꽉 막힌 생활환경을 '탁 트이게 하자'는 의견과 유치원·초교 및 도서관 신설, 통학로 안전 등 아이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분위기 속에서 공부하게 해달라는 의견도 많았다.
이렇게 접수된 내용 가운데 1890여 건은 즉시 처리했다. 다만 건물 신축, 고가 철거, 학교 신설 등 예산·제도가 수반되는 과제는 미래비전위원회에서 장기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영등포 100년 미래비전 위원회'는 각계각층 전문가 60명으로 꾸려져 중장기적인 현안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 후 생산적인 대안을 내놓는 기능을 담당한다.
'영등포신문고'는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배워온 것으로 10월 1일 오픈한 구민소통 체계다. 구민 1000명 이상이 공감 시 구청장이 직접 답변하는 것이다. 지역현안에 대한 구민 다수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숙의 민주주의 시스템이다. 지금껏 1000명 이상 동의한 제안은 2건으로 영등포역 주변 노점상 문제 해소와 신길특성화도서관 조기 착공 요구가 골자다.
5대 구정 목표로 △꿈이 실현되는 교육도시 △조화로운 성장 경제도시 △쾌적한 주거 안심도시 △더불어 잘사는 복지도시 △소통과 협치의 민주도시를 정했다고 밝힌 채현일 구청장은 "새로운 영등포는 나 혼자만이 아닌 모두가 함께 할 때 가능하다"며 "구민을 비롯해 내부 직원, 서울시, 구의회 등과 탁트인 소통으로 구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