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최종만 공인회계사회 부회장 "작은 회계법인 덩치 키우고 차별화해야"

2018-10-29 18:19

최종만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신한회계법인 대표). [김세구 기자 k39@]


새 외부감사법이 11월 1일 시행에 들어가도 회계업계에서 '부익부빈익빈'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빅4로 불리는 삼일·삼정·안진·한영회계법인이 외부감사를 독식하고 있다. 새 외부감사법도 이런 문제를 풀어줄 수 없다.

결국 중소 회계법인이 스스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 최종만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신한회계법인 대표)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계법인마다 사업 목표를 뚜렷하게 세우고, 특정 업종이나 이슈에 맞춰 전문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최종만 부회장은 "대형 회계법인처럼 일반적인 감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면 규모를 키워야 한다"며 "작은 업체끼리 합병에 나서라고 노골적으로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중소 회계법인 스스로도 현재 규모로는 경쟁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올해에는 합병이 이뤄진 사례가 없었지만 한계를 느끼는 업체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신한회계법인은 올해 미래회계법인을 합병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중간에 합병 작업을 보류했고, 결국 백지화했다. 합병을 가로막는 규제가 있어서다.

최 부회장은 "합병을 하면 분사무소 수에 제한이 생긴다"며 "두 회사가 합치면서 분사무소를 없애면 기존 업무에 지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합병할 때 분사무소 수를 몇 개로 제한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아직까지는 만만치 않은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얌체'처럼 구는 회계법인이 문제다. 일부 회계법인이 회계사를 2~3명만 배치하는 식으로 이곳저곳에 분사무소를 냈다. 최 부회장은 "금융당국이 원활한 합병을 유도하려면 이 부분에 대해 빨리 기준을 세워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회계사 수를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최 부회장은 "대형 회계법인과 학계는 회계사 증원에 찬성하고 있지만, 중소 회계법인은 다르다"며 "대형 회계법인에서 경력을 쌓은 회계사가 업계를 떠나고, 그 빈자리를 신입 회계사로 채우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형 회계법인이 신입 회계사를 싹쓸이하고 있고, 반대로 중소 회계법인은 인력난을 겪고 있다.

최 부회장은 후배 회계인을 위해 "회계사 자격증에 만족하지 말고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는 당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회계사를 꿈꾸는 학생이 아니더라도 회계학을 공부하면 분명 얻는 게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