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부동산 신탁사 최대 3곳 신규인가 예정"
2018-10-24 19:00
2009년 이후 처음…금융사·금투사·건설사 등 20여곳 도전할 듯
금융위원회가 부동산신탁회사를 신규로 허용하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는 금융회사와 금융투자업계, 건설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4일 금융위는 "신규 진입이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과 기존 회사 대비 신규인가 수 비율 등을 감안해 최대 3개사까지 새롭게 허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9년 이후 10여년 만에 부동산신탁회사의 신규 설립이 허용되면서 관련업계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 소유자가 부동산신탁회사와 계약을 맺고 해당 부동산의 관리와 처분, 개발을 맡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NH농협금융은 부동산신탁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린 뒤 당국의 발표를 기다려 왔다.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도 기존 신탁사 인수 외에 신규 진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외에도 BNK금융지주, 전북은행 등이 부동산신탁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손태승 행장 취임 간담회에서 부동산신탁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면서 “기존회사 인수뿐 아니라 신규 진출에 대해서도 의지가 높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해왔다”면서 “하지만 세부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설명회가 열리지 않아 이를 파악하기 전까지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등 일부 건설사들도 부동산신탁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건설업계가 신탁사 진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이들의 순이익이 매년 증가세에 있고 향후 도시재생 뉴딜사업, 재개발·재건축 등의 부동산 정비사업에서 증권·금융업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신탁 방식의 경우 건설사가 직접 시공·시행해 얻는 수익보다는 적겠지만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낮출 수 있는 부분도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다.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일종의 포트폴리오 확대 차원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1개 전문 부동산신탁회사의 순이익은 5061억원으로 1년 전(3933억원)보다 28.7%(1128억원)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로 2013년 말(1220억원)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융사와 금융투자회사 등 대략 20곳이 신탁업 신규진입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탁사가 늘어나면 돈만 빌려줬던 금융사들이 건설 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것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단순 시공으로 역할이 좁아지는 것일 수 있다. 금융사들이 신탁사를 하면 리스크는 분담하되 수익률은 하락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