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거지원이 필요한 취약계층 및 고령자 지원을 위해 공공임대아파트 입주 시 사정이 어려울 경우 보증금 없이 월세만으로 입주를 할 수 있게 허용한다. 또 취약계층이 생업으로 매입·전세임대주택 입주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모집 시점을 상시 체계로 전환한다.

국토교통부는 24일 서울 국토발전전시관에서 열린 제3차 주거복지협의체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취약계층·고령자 주거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고시원, 숙박업소, 판잣집 등 주택 이외 거처에 거주하는 가구에 대해 처음 실시한 주거실태조사를 토대로 마련됐다.

정부는 주거 취약계층의 공공임대 입주를 돕기 위해 보증금 문턱을 낮출 전망이다. 사정이 여의치 않은 취약계층 입주자에게는 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해 월세만 내도록 하거나, 매입·전세임대 보증금을 2년에 걸쳐 분할해 납부하는 제도 도입에 대해 검토한다.

이는 초기 임대보증금 부담에 거처 이동을 망설이는 취약계층에게 주거급여로 충당되는 월세를 내게끔 해 매입임대주택 이주를 돕는 조치다.

정부는 매입·전세임대 신청도 상시 접수할 수 있도록 모집 체계를 바꿀 예정이다. 이는 주거취약계층임에도 불구하고 생업으로 접수 시기를 놓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는 '주거사다리 지원 사업대상' 등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가구에 대해 상시신청을 허용한다.

이들 계층은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매입·전세임대 신청을 하면 원하는 시기에 입주할 수 있다.

국토부는 주거급여 수급자의 공공임대 입주지원 강화 프로그램를 운영, 주거복지 사각지대를 줄인다는 방침도 세웠다. 예컨대 주거급여 수급자인 고령자가 영구·전세·매입임대주택 등 공공임대 입주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경우, 정부가 직접 도움을 줘 보다 나은 환경의 주택으로 입주할 수 있게 돕는 식이다.

특히 가정폭력 피해자, 출산을 앞둔 미혼모 등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사람 등을 포함한 취약계층 주거지원사업 대상도 확대한다.

또 정부는 주거환경이 열악한 노후 고시원 등을 매입, 양질의 1인용 소형주택으로 리모델링한 후 저소득 가구에게 공급하는 공공리모델링 시범사업도 연내 실시한다.

이 밖에 국토부는 보호종료아동의 주거지원 통합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보건복지부와의 협업에도 나선다. 이는 국토부가 보호종료아동에 대해 공공임대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고, 복지부는 자립지원을 위한 맞춤형 사례관리·지원서비스를 최대 4년간 제공하는 통합 지원사업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번 주거지원 방안은 대상이 되는 사람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국민 삶이 나아지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는 성공사례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며, 협의체에 참여한 관계 기관 및 현장 전문가도 함께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