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중국 찾는 日 아베 총리…'일대일로' 협력도
2018-10-23 11:26
25~27일 중국 방문…중일 제3자시장 협력문서 50여개 체결 예상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美 보호무역 공세 속에 밀접하는 중일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美 보호무역 공세 속에 밀접하는 중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500여명의 기업인을 데리고 오는 25일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는다. 일본 총리로는 7년 만에 중국을 처음 방문하는 것이다. 아베 총리 방중 기간 중·일 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등 분야에서 경제 협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공세 속에서 중·일 간 관계는 더욱 긴밀해지는 모습이다.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5일 베이징에 도착해 중·일 평화우호조약 4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한다. 이어 26일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와의 회담도 예정돼 있다.
양국 정상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일 양국 기업인 각각 500명씩, 총 1000여명이 참가하는 제1회 '중·일 제3국 시장 협력포럼'에도 참석한다.
이밖에 앞서 일본 현지 언론들은 중·일 양국간 3조엔 규모의 통화스와프 체결, 판다 외교, 일본 자위대와 중국 해군 함정의 상호 방문 재개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내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시진핑 주석의 일본 방문도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리커창 총리의 5월 일본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정상 궤도를 회복했다면 아베 총리의 방중을 계기로 중·일 관계가 새 발전 단계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아베 총리의 방중이 중·일 양국간 정치적 상호 신뢰를 높이고 중·일 관계가 정상궤도로 돌아온 기초 위에서 새로운 발전을 이루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2013년 일본의 센카쿠섬(釣魚島·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이후 관계가 얼어붙었던 양국은 올해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맞아 이를 상호 관계 개선의 좋은 계기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공세에 직면한 중·일은 양국 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경제 협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중국은 일본의 최대 무역파트너로, 중·일간 교역액은 3000억 달러로, 미·일간 교역액(2000억 달러)을 훌쩍 뛰어넘는다.
롼쭝저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상무부원장은 중국신문망을 통해 "중·일 양국이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질서를 함께 수호하는 게 양국 이익에 부합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흥국 부상으로 전 세계가 다극화하는 가운데 일부 국가의 일방주의, 보호주의가 국제질서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일 양국간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양국간 얽혀있는 역사, 영토 분쟁 등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중·일 관계가 근본적으로 개선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루하오 중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부연구원은 "중·일 관계가 현 상태을 유지하는 것은 중·일 양국이 앞서 체결한 네 가지 정치문건의 기본 원칙 위에서 역사적 사실을 존중하고 정치적 약속을 지키는데 달려있다"며 "이를 통해 양국이 실질적 협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서 언급한 중·일간 네 가지 정치문건이란 중·일 관계 정상화 공동성명(1972년), 중·일 평화우호조약(1978년), 중일 우호협력동반자관계 공동성명(1998년), 중·일 전략적호혜관계 공동성명(2006년)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