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제주 꺾고 FA컵 4강으로…승부차기의 神화용, 보고도 안 믿기는 선방쇼 비결?

2018-10-18 08:48
역대 월드컵 승부차기 성공률은 70%…"키커 미세한 습관 캐치, 하루 1~2시간씩 영상 보며 연구"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승부차기를 연속으로 막아낸 수원 신화용 골키퍼가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골키퍼 신화용의 신들린 '선방쇼'에 힘입어 수원 삼성이 FA컵 4강행 티켓을 따냈다.

수원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2018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2대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다.

수원은 전반 4분 데얀의 선제골로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으나, 제주가 후반 32분 김성주의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추가골 없이 정규 시간이 마무리된 이후 연장전에서 다시 수원이 리드를 잡았다. 연장 후반 9분 박기동이 득점한 것. 그러나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찌아구가 추격골을 성공시키면서,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신화용은 그야말로 승부차기를 지배했다. 그는 제주의 1~3번 키커인 권순형, 찌아구, 김성주의 슛을 모두 막아낸 것이다. 신화용이 이끈 수원은 승부차기에서 제주에 2대1로 이겼다. 신화용은 지난달 19일 전북 현대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의 승부차기에서도 김신욱과 이동국의 슛을 막아낸 바 있다.

승부차기는 '11m 러시안 룰렛'이라고도 불린다. 골대로부터 불과 11m 떨어진 곳에서 공을 차게 되는데, 이때 공이 골대에 닿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0.4초 정도다. 골키퍼보다는 키커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실제로 1982년 스페인 대회부터 2018년 러시아 대회까지 역대 월드컵에서 승부차기는 총 279번 시도돼 196번 골이 들어갔다. 확률로 따지면 70.2% 수준이다.

신화용의 선방 비결은 무엇일까. 신화용은 제주와의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5명 중 3명의 킥을 막은 적은 있어도 초반에 연속으로 3번 막은 적은 없다"며 웃었다.

신화용은 "상대의 킥 방향을 미리 예측하기보다 달려오는 순간까지 어디로 찰 지 보면서 기다린다"며 "미리 생각하고 뜨면 복불복 밖에 안 된다. 키커들의 미세한 습관을 캐치하려고 노력한다. 요즘은 페널티킥 영상도 많이 보는데 하루에 1~2시간씩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필드 플레이어들에게 승부차기를 더 연습하라고 해야할 것 같다"며 "어떤 사람들은 운이라고 하지만 승부차기도 결국 잘 차고 잘 막는 팀이 이긴다. 하늘이 도와주는 게 아니라 실력으로 이기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