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에이핑크 정은지 "청춘들에게 전하는 조용한 위로"···"싱어송라이터 되고싶어요"

2018-10-17 11:11

[사진 = 플랜에이 엔터테인먼트]


"누구나 그리워하는 대상이 있잖아요. 가족, 연인, 애완동물 등 그리워하는 이를 떠올리며 만든 노래입니다.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16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아주경제와 만난 정은지는 세 번째 솔로 미니앨범 '혜화'로 컴백하는 소감을 밝혔다. 

정은지는 17일 미니 3집 '혜화'를 발매했다. 정은지가 1년 6개월 만에 발매하는 솔로 앨범 '혜화'는 그가 전곡 프로듀싱에 참여해 싱어송라이팅 능력을 선보인 음반으로, 선우정아와 소수빈 등 뛰어난 작가진들 협업하며 아티스트로서 성장한 정은지의 모습을 담았다.

2016년 데뷔 5년 만에 처음으로 솔로 음반 ‘드림(Dream)’을 발매한 그는 지난해 4월 ‘공간’에 이어 약 1년 6개월 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솔로 음반을 또 하나 완성했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전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했고 프로듀싱까지 맡아 더 의미가 깊다.
 
정은지는 "첫 음반을 낼때보다 더 떨렸어요. 전곡 프로듀싱은 처음이었고 전곡 작사도 처음이라 진짜 애착이 가는 앨범입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음악을 모두 담아서 기분이 남달라 작업하는 내내 에너지가 넘쳤고 제손이 갔다는 걸 더 많이 증명해내고 싶었어요"라며 "이번 앨범을 통해 듣는 이들에게 '혼자가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막연한 위로보다는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공감이 더 위로될 때가 있지 않나 그런 느낌을 담았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이번 솔로 앨범이 자식같은 느낌이에요. 동생의 첫 재롱잔치를 보는 것 같달까요. 벅차고 좋지만 올려놓은 입장에서는 뿌듯하면서도 불안하고, 떨리네요 "라며 라고 덧붙였다.
 
총 8곡을 담은 이번 음반의 타이틀곡은 ‘어떤가요’다. 가족을 떠나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노래로,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마음을 울린다. 정은지는 첫 번째 음반의 타이틀곡 ‘하늘바라기’에 이어 또 한 번 가족을 소재로 삼았다. ‘하늘바라기’는 해외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썼던 음악. 

정은지는 “저는 가족에 대한 애착이 큰 편이에요. ‘어떤가요’의 뮤직비디오 시나리오도 직접 썼는데, 저만의 정서가 많이 들어갔죠. 여러 추억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들어오는 건 ‘엄마’였어요"라며 가족에 대한 사랑을 나타냈다. 이어 "많은 분들이 가족에 대한 향수를 안고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에는 경험한 것이 짧아 거의 그리움의 대상은 가족이에요. 연습생 시절 노래연습을 하면서 슬픈 감정을 끌어올리려면 부산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했죠. 어떤가요에서 그리워지는 대상이 반드시 부모님이나 가족인 것은 아닙니다. 각자 그리워하는 대상을 떠올려 주셨으면해요"라고 덧붙였다. 

[사진 = 플랜에이 엔터테인먼트]


음반의 큰 틀을 ‘청춘’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서는 “노래를 들으면서 항상 위로받았어요. 내가 만든 노래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됐으면 했죠”라며 “나이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르니까 지금의 내 청춘을 많은 이들과 같이 느끼고 싶었어요”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은지가 말하는 이번 앨범의 테마는 '공감을 통한 위로'였다. 그는 "위로 중 가장 좋은 건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공감되는 것들을 찾고 조언을 듣기 위해 노력했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인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고 가사에 녹여냈습니다. 제 주변의 많은 도움을 받은 앨범이다. 새삼 주변인들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번 신곡 콘셉트처럼 정은지도 수많은 생각들로 자신의 감성을 다시 살피는 시간을 가졌다. 정은지는 "각자 느끼는 청춘의 시간은 다른 거 같아요. 제게 '청춘'은 고민할 수 있는 꿈이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완전한 싱어송라이터가 되는 게 꿈이라는 정은지는 "노래를 통해 내가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노래가 주는 위로의 힘은 굉장히 크죠. 위로있는 메시지로 주변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만들어 놓고 가장 설렌 곡은 ‘어떤가요’예요. 해외에 마스터링 작업을 맡겼죠. 국내 기술도 워낙 좋지만 해외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거든요. 가수 아델이 작업을 맡기는 곳이라고 합니다.(웃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마음에 들어요. 소리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어요. 요즘 자극적인 소리가 많아서 따뜻한 음향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마스터링에 신경을 썼어요. 뮤비도 마찬가지로 풍경을 많이 담아 보고 풀샷으로 찍어서 편안히 보이도록 구성했어요”
 
정은지는 작사부터 녹음, 편곡, 뮤비 제작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그렇게 고르고 고른 8곡의 노래들로 음반을 가득 채웠다. 보통 12곡이면 정규음반으로 발매하는데 8곡이라니 몇곡 더 보태 정규 앨범으로 내고 싶은 욕심은 없었을까? 
 
“정규앨범으로 꼭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요즘 CD를 많이 안 사는 추세잖아요. 그점이 많이 아쉬웠어요. CD로 들으면 다음에 어떤 노래가 나올까, 기대되는데 말이죠. 음원사이트로 노래를 골라 듣는 시대여서, 팬들에게 가득 찬 음반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미니음반에는 보통 4, 5곡을 넣는데 값을 주고 사는 CD인 만큼 아깝지 않게 가득 채우려고 8곡을 담았습니다.”
 
 
음반 제목인 ‘혜화(暳花)’는 별 반짝일 혜, 꽃 화를써서 ‘별 반짝이는 꽃’이라는 뜻이다. 정은지는 살면서 느낀 여러 감정을 녹여 이제 막 꽃을 피우며 반짝이는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했다. 일반 한자에는 없는 단어지만 혜화라는 단어를 살리고 싶어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고르고 고른 한자로 조합해 만들었다. 

부산 혜화여고 출신인 그는 “‘가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게 고등학생 때여서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혜화’라는 단어가 생각나더라구요. 커서 의미를 부여하니까 아주 예쁜 뜻이 있어서 이번 음반에 맞춰봤어요. 제가 나온 혜화여고는 영화 '친구'를 찍은 촬영장소로 풍경이 예뻐서 촬영장소로 많이 쓰였어요. 등하교길을 생각하면 늘 꽃이 흩뿌려지는 이미지에요. 그 시절이 제 음악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이 사실이죠”라며 환하게 웃었다.

솔로이기 전에 정은지는 에이핑크 멤버이자 메인보컬이기도 하다. '솔로' 정은지와 '에이핑크' 정은지는 무엇이 다를까.

정은지는 "아무래도 아이돌 노래에서는 의미를 찾기보다 신나거나 기분 전환되는 음악을 찾기 마련이죠. 하지만 솔로로는 나만의 음악으로써 대중들과 교감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음악에 임하는 자세가 다르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정은지는 솔로 활동을 하면서 콘서트 또한 혼자 책임지고 있다. 그는 "혼자 무대에 올라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하니까 멤버들과 함께 할 때와는 다르게 조금 뭔가 시원한 느낌이 있긴 하더라구요"라고 살짝 웃음을 보였다.

이번 앨범에 대해 에이핑크 멤버들은 어떤 이야기를 전했을까

"초롱언니는 '잔잔하네'라고 했고 보미는 수록곡 중 '계절이 바뀌듯'을 좋다고 해줬어요. 하영이한테는 약올리고 싶은 생각에 아직 들려주지 않았어요(웃음) 나머지 멤버들은 제가 계속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서 작업했으니까 오며 가며 아마 들었을거에요. 다른 멤버들은 솔로하면 심심하지 않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우리 에이핑크 멤버들이 여성스러워보이지만 사실 상당히 남성스러워요. 쿨하죠. 표현도 낯간지러운 소리 서로 못하고 한번씩 툭툭 응원와주면 그게 고마운 것 같습니다."

[사진 = 플랜에이 엔터테인먼트]


에이핑크는 벌써 8년 차 걸그룹이다. 정은지는 "마의 7년 차를 버티고 8년 차 가수가 됐죠. 멤버들도 다들 재계약하며 새롭게 시작하려는 마음이 커요. 거기에 따른 부담도 굉장히 크지만요"라면서 "과거에는 에이핑크라는 그룹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그걸 깨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분위기나 콘셉트도 많이 바꿔보고 있고 다들 연기나 MC 등 각자 활동도 하고 여러가지 활동을 하면서 다들 생기있고 즐거워보여서 좋아요. 물론 솔로 앨범 준비를 하고 있는 저도 좋고요"라고 말했다. 
 
정은지는 오는 11월 10일 부산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연다. 부산 출신인 그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다. 콘서트를 마치면 드라마로 시청자를 만나기 위해 차기작도 검토 중이다.
 
정은지는 “사주를 봤는데 ’80세까지 일하면서 살 겠다’는 말을 들었어요. 요즘 아이돌 생명이 짧다고 하는데 80세까지 일할 수 있다니 정말 다행이라 사주보고 많은 위로가 됐어요”라며 “노래는 물론이고 연기의 재미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 뮤지컬을 하면서 큰 힘을 얻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하고 싶은 걸 재미있게 하면서 사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은지는 "지금의 제 청춘을 공감해줬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앞으로 가수로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거듭할 것이지만 그 속에서 위로의 메시지는 놓지 않고 계속 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