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홀딩스' 이유는 '스튜어드십코드'

2018-10-09 18:13
외국인 코스피에서 한달새 1조5000억 순매도
그러나 삼성물산 5958억원 순매수...기관도 지주사 사들여

 

외국인·기관은 주식시장 추락에도 지주회사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꼽힌다. 수탁자책임원칙으로도 불리는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에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요구하는 지침이다.

◆'셀 코리아'에도 지주회사 담는다

외국인은 우리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면서도 지주회사 종목을 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9월부터 이달 5일까지 한 달 남짓 만에 코스피에서 1조456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에 비해 외국인은 같은 기간 삼성물산(5958억원)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삼성그룹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은 지배구조에서 정점을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다른 지주회사 종목도 담았다. SK(558억원)와 LG(252억원), 효성(194억원), GS(104억원) 순으로 순매수액이 컸다. 중견 지주회사 가운데 나이스(69억원)에도 관심을 보였다.

기관도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 9월 이후 신한금융지주(2776억원)와 삼성물산(778억원), 현대중공업지주(615억원), SK(180억원), CJ(111억원)를 사들였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국민연금 '10% 보유주' 눈여겨봐야

증권가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떠오를 종목을 찾느라 바빠졌다. 이미 유망종목 요건은 제시돼 있다. 국민연금이 10% 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동시에 대주주 지분이 40%를 밑돌고, 배당성향은 10% 미만이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LS나 신세계, 대림산업 같은 종목을 꼽을 수 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가장 큰 화두는 본격적인 운용에 들어가는 스튜어드십코드"라며 "국민연금이 많이 투자한 종목 가운데 배당성향이 낮고,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곳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여기에 들어맞는 최선호주로 두산을, 차선호주로는 SK와 삼성물산을 꼽았다.

두산은 연료전지 부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9월부터 이달 5일까지 11만7000원에서 13만2000원으로 13% 가까이 올랐다. SK는 내년 비상장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을 상장시키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탄탄한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새로 뽑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스튜어드십코드 시행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얼마 전 안효준 BNK 금융지주 사장을 국민연금 CIO로 선임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기금 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사안에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